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광화문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 촉구에 노조 반발

노동조합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을 선동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 반박

영풍 석포제련소가 운영하는 폐수 재이용 시설 전경. 매일신문 DB

지난 2일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하청업체 직원의 죽음과 관련, 환경단체 등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공장 폐쇄'를 촉구하는 시위에 나서지 석포제련소 노동조합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숨진 직원의 사인도 나오지 않았는데 환경단체들이 폐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선동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 등은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다섯번째 사망사고를 낸 영풍석포제련소를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석포제련소노조는 "환경단체는 지난 3월에도 광화문에서 상여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며 "영풍 석포제련소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석포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해괴 망측한 주장이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들은 1997년부터 최근까지 27년간 발생한 사망사고 건수를 거론하며 영풍 석포제련소에 '죽음의 공장'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사망사고의 경우 아직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동료의 죽음에 대한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기도 전에 자신들의 사망자 숫자 부풀리기에 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시 되어야 하며, 우리 노동자들이 죽거나 다치는 일이 더는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며 "사측에도 계속 안전관리 및 환경 개선 강화를 강력히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지금처럼 환경단체가 불순한 의도를 갖고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선전의 수단'으로 악용하며, 우리의 삶의 터전을 흔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일 영풍석포제련소 제2공장(전해2공장) 냉각탑 옥상에서 상부 배관 교체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 A(50) 씨가 휴식을 취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당시 A씨는 40여분간 단순작업을 하다 그늘에서 쉬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