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안전성’ 완성차 ‘신뢰도’ 확보 주력

입력 2024-08-11 18:30:00 수정 2024-08-12 06:38:33

열 전파 현상 차단 기술력 고도화…현대차그룹, 배터리 제조사 공개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전기차량 화재용 리튬이온배터리 전용소화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전기차량 화재용 리튬이온배터리 전용소화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설계·생산 단계부터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경우 용량이 크고 연쇄적으로 열 전파가 일어나면 대형 폭발로 번질 위험이 높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열 전파 현상을 차단하는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기업들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미국의 소재 전문기업인 CAMX 파워로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양극재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성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원계 양극재에 안전성을 더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엘앤에프는 4860원통형 배터리에 탑재할 니켈 함량 95% 단결정 제품과 2170 원통형 제품을 위한 다결정 제품 등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원통형 제품 시장을 선점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두 제품 모두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으며 대구 구지3공장 내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엘앤에프 측은 밝혔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도 원통형 제품군에 '디렉셔널 벤팅' 기술을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배터리의 안전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은 배터리 셀(구성 기본단위)단계부터 배터리 내부 폭발 에너지를 배출시켜 셀 저항을 줄이고 연쇄 발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완성차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홈페이지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데 이어 배터리 이상 징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화재 위험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9일 현대차는 전기차 13종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밝혔다.

중국산 CATL 배터리가 탑재된 코나 일렉트릭을 제외하곤 현대차 전기차에는 모두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또는 SK온의 제품이 장착됐다. 기아도 조만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올해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아이오닉7 등 신형 전기차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안전 부문에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수입차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다만, 수입차 판매를 전담하는 수입 업체의 경우 본사와 협의가 필요한 만큼 현대차그룹과 같은 발빠른 대응이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