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충전…소방장비 배치" 아파트 입주자·시공사 대책 마련 나섰다

입력 2024-08-11 18:30:00 수정 2024-08-12 11:43:43

수성구 한 신축급 아파트 지하 충전기 20면 지상으로 이전 결정
HS화성은 신축 4개 단지에 차량용 질식소화포 전달

11일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 시설의 모습. 이 아파트는 입주자대표 회의를 거쳐 충전 시설 20면을 지상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1일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 시설의 모습. 이 아파트는 입주자대표 회의를 거쳐 충전 시설 20면을 지상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1일 오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자동차는 지상주차장에 주차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자동차는 지상주차장에 주차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계기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충전 시설을 지상으로 옮기거나 차량용 소화장비를 마련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입주한 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신축 아파트는 최근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기 20면을 지상으로 옮기기로 입주자대표회의를 거쳐 결정했다. 750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의 기존 지하 주차장 충전 시설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는 공고문을 통해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화재 등 안전에 취약하다"며 "최근 아파트 대부분은 지상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다행히 지상 주차장에 설치할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에 등록된 전기자동차는 61대다. 69면 규모인 지상 주차면으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게 입주자대표회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 단지는 "화재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므로 전치차는 충전을 하지 않을 경우 가급적 지상 주차장을 이용해 달라"며 "충전 과정에서 과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철저한 차량 관리로 안전한 아파트를 유지하는 데 협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시공사가 차량용 소방 장비를 아파트 단지에 배치하는 사례도 나왔다. HS화성은 지난해 입주를 완료한 동대구역화성파크드림(1천304가구), 서대구역화성파크드림(1천594가구)에 차량용 질식소화포를 배치한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입주 단지인 동대구역센텀화성파크드림(1천458가구)과 이달 입주가 시작될 서대구역센텀화성파크드림(1천404가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차량용 질식소화포는 차량에서 발생한 불길을 차단하고 산소 공급을 막아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소방 장비다. HS화성은 입주자대표회의, 입주예정자협의회, 관리사무소 등을 상대로 제품 사용 방법과 대응 요령에 관한 안전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HS화성 김현오 건축주택사업 본부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선제적인 대응과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며 "입주민의 안전을 위해 시공사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1천581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서 큰 피해를 입혔다. 소방 당국이 현장에서 피해접수처를 운영한 결과 전소 42대, 부분소 45대, 그을음 피해 793대 등 880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