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정치 성향이 다른 상대방과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소(보사연) 보고서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를 보면, 지난해 6~8월 남여 3천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응답자는 한국의 사회 통합도(0점 전혀 이뤄지지 못함~10점 매우 잘 이뤄짐)에 평균 4.2점을 줬다.
사회 통합도는 2016년 첫 조사 때 4.18점이었다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4.59점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연속 하락했다. 보사연은 "감염병과 싸우면서 응집력 있는 사회로 변모했지만, 유행 확산기가 지나고 통합도가 다시 낮아진 것"이라고 봤다.
사회 통합도가 낮아진 것은 '사회 갈등도'가 높아진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 갈등도는 사회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4점 만점으로 평가한 것으로, 지난 2018년 2.88점에서 지난해 2.93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여러 갈등 사안 중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봤다.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8년 조사 때의 87.0%보다 5.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도 많았다.
진보와 보수 사이 갈등은 교제 의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응답은 남성(53.90%)보다 여성(60.9%)에서,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에서 많았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33.0%였다.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하지 않겠다고 했다.
보고서는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조성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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