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 퇴직 수 해마다 증가
학생·학부모 악성 민원, 교권 추락 주된 원인 꼽혀
"신규 1년 차부터 학교폭력 업무를 맡으며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졌어요. 여기선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 2년 채우고 그만뒀습니다."
교직을 떠나는 젊은 교사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교직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학년(2023년 3월~2024년 2월)에 퇴직한 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가 576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정된 교사 신규 채용 규모(약 7천명)의 8.2% 수준이다. 학교를 떠나는 젊은 교사 수는 ▷2020년 448명 ▷2021년 466명 ▷2022년 531명 ▷2023년 576명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MZ교사 1년 만에 의원면직했습니다", "꿈이었던 교사, 3년 만에 그만 둡니다" 등 젊은 교사들의 퇴직 후기를 담은 영상들이 올라오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 공감하는 교사들의 댓글들도 수백 개씩 달린다.
젊은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학생과 학부모의 지나친 악성 민원, 교권 추락 문제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퇴직한 8년 차 초등학교 교사 A씨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을 지도할 때 혹시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지 않을까 항상 조심스러웠다"며 남은 수십년간 교사로 일하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없어 늘 불안했다"고 말했다.
대구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B씨는 "신규들은 교권 침해를 당하는 순간 이직을 많이 고민한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다른 길을 찾으려는 것 같다"며 "실제로 교사를 그만두고 한의대·약대를 입학하거나 로스쿨을 진학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대구교사노조가 대구지역 현직 교사 1천30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직에서 다른 곳으로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교사들의 교직 이탈이 결국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균섭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젊은 교사들이 조기 퇴직하는 일이 반복되면 경험과 전문성 있는 교사들이 부족해져 교육의 질이 낮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면서 "교대 학생들과 교사를 꿈꾸는 중·고등학생 등 예비 교사 양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당장 자신의 자녀만 생각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며 "이러한 행동이 결국 미래에 자기 자녀뿐만 아니라 사회, 국가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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