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시위 갈수록 격렬해져, 경찰 화염병 투척에 최루가스 발사 진압
"야라쿠이주 1명 사망, 46명 체포", 야당 "70% 득표 증거 있다"
미국 정부 “대선 결과 투명하게 공개해야, 추가 제재 시사”
남미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국에서 항의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X(엑스·옛 트위터)에는 팔콘주에서 시위대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인물상을 무너뜨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군중은 차베스의 인물상을 받침대에서 넘어뜨려 깨부순 뒤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포르투게사주에선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대형 선거 포스터를 찢고 발로 밟는 모습도 목격됐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좌파의 거물로,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이자 '정치적 스승'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1990년대 스스로를 '차베스의 아들'이라 말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영향력을 키운 그는 2013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얼마 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다.
시위대는 이날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맞섰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지 통신원을 인용, 카라카스 시내에서 총성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국회의사당과 선거관리위원회 건물 보안이 강화되고 대통령궁은 봉쇄됐다고 전했다.
시위대와 진압 부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인권단체 '포로 파넬'(Foro Panel)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베네수엘라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 1명이 사망하고, 4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이번 소요 사태로 군인 20명 이상이 총상 등 다쳤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전날 투표 종료 약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1위를 기록,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참관을 원하는 시민단체들을 차단, 야권과 국제사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국제사회에서도 결과에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최근 대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선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와 표심을 반영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마두로 대표단은 탄압과 선거 조작에 가담하고, 선거구별 세부 투표 결과나 주장을 뒷받침할 결과 발표 없이 당선자를 선언함으로써 자신들이 발표한 선거 결과의 신뢰성을 스스로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미 당국자는 "우리는 마두로와 그의 대표자들이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열망을 존중하고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절차를 회복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 사회는 (베네수엘라를) 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추가 제재 조치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에너지 기업들에 허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투표 결과와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선거 결과 발표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베네수엘라 선거관리 당국이 모든 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계해 그 정보를 야권 및 독립적인 참관인들과 즉시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아직 일부 개표가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그 절차를 존중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이번 결과의 실제 개표를 보기 전까지 판단을 일단 보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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