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737곳, 회원만 이용 가능
표시된 주소 따라가니 지하 주차장
1년 전 시정 요구 나왔지만 그대로
'대프리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곳곳에 무더위 쉼터가 설치돼있지만, 실질적으로 더위를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이 아니면 출입이 어려운 경로당이 절반 이상에, 야외 무더위 쉼터는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서다.
대구시는 매년 반복되는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분야별 폭염 대책을 추진하고, 대책의 일환으로 무더위 쉼터의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무더위 쉼터는 폭염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국민재난안전포털이나 포털에서 무더위쉼터 검색 시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대구시 내 실내 무더위 쉼터는 1천 210개, 야외의 경우 355개에 달한다.
하지만 노약자들은 공원 그늘막에서 부채 한 자루에 의지해 더위를 떨치고 있었다. 최고 온도가 35도에 육박한 22일 오후, 중구 남산어린이공원에 있는 21명의 노인들은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세 개의 정자 중 두 곳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선풍기 바람이 닿는 정자 그늘막과 뙤약볕의 체감 온도는 다를 바 없었다.
공원 이용객들은 경로당이 곳곳에 있지만, 회원만 이용할 수 있어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벤치에서 피서를 하던 김모(75) 씨는 "근처 경로당에 가니 일 년 치 회원비를 내야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회원이 아니니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듣고 난 뒤 공원 벤치에 자리 잡게 됐다"고 했다. 현재 1천210개의 쉼터 중 경로당은 737개이며, 모든 경로당에 매달 17만5천원의 전기요금이 지원되지만 이용 가능한 인원은 한정돼 있는 것이다.
회원비를 내고 경로당을 이용하려고 해도, 제대로 된 위치를 알 수 없는 문제도 있다. 남구 이천동 소재상아맨션 경로당 주소지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구를 가리키고 있었다. 반면 실제 경로당은 아파트에서 약 50m 떨어진 골목을 지나 설치돼 있었다. 아파트 주소가 부여된 경로당을 찾아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행정안전부가 세부 주소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부 경로당의 경우 여전히 위치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더위를 피할 대책 없이, 무더위 쉼터의 개수만 늘어난 곳도 있다. 봉덕2동 행정복지센터의 경우, 센터 뒷마당에 남부경로당과 개나리 어린이공원을 두고 있다. 사실상 같은 공간에 있지만, 이 세 곳은 각기 다른 무더위 쉼터로 알려져 있다. 이곳 역시 공원에는 무더위 쉼터임을 알리는 팻말이 없었으며, 센터 내부에도 민원인을 위해 준비된 여섯 개의 좌석을 제외하고는 쉴 공간이 없었다.
관리 주체인 각 구·군은 주기적으로 실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정확한 주소를 부여하는 등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경우, 회원이 아니어도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보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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