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련병원 9월 전공의 추가 모집 312명…3월 임용의 35% 수준

입력 2024-07-21 15:53:27 수정 2024-07-21 19:00:36

이탈 전공의 숫자, 전체의 3분의 1 수준…타 병원 취직도 안 되는 상황
군 입대도 코앞으로 다가 온 상황…전공의들 "동요 없다"
사직처리 안 한 병원 전공의 정원 축소할 방침

전공의 대다수가 뚜렷한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전체 전공의 1만3천여명 중 1만 명 이상이 사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붙어 있는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 연합뉴스
전공의 대다수가 뚜렷한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전체 전공의 1만3천여명 중 1만 명 이상이 사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붙어 있는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 연합뉴스

대구지역 9월 전공의 추가 모집 규모가 올해 3월 임용대상자의 35% 수준으로 결정됐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수련병원 중 전공의 추가 모집 인원을 제출한 병원은 8곳이며, 총 312명을 신청했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경북대병원이 32명, 영남대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이 82명, 대구가톨릭대병원이 64명, 대구파티마병원이 24명, 칠곡경북대병원이 5명, 대구의료원이 20명, 대구보훈병원이 3명을 신청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와 가을 전공의 모집인원 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한 결과 전체 전공의 1만3천531명 중 56.5%인 7천648명의 사직이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근무를 하지 않고 사직 처리도 안 된 전공의는 4천716명이나 된다. 전체 전공의의 34.9%에 해당한다.

전공의들이 복귀와 사직 중 선택해달라는 수련병원 측의 연락을 피하거나, 수련병원 차원에서 사직처리 결과 통보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경우다.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 여부가 정부의 손을 떠났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사직을 허용했지만 수련병원이 사직 처리를 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여할 수 없고, 사직 여부 등 계약 관계는 병원과 전공의 사이의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간 밝혔던 대로 '내년 3월 동일 전공·연차 복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귀와 사직을 모두 거부한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 적을 두고 있어서 다른 병원에 취직하지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 이들 가운데 병역 대상자는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입대해야 할 상황이다. 의사들은 인턴 때 군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복무 기간이 짧은 일반병사가 아닌,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등으로 군 복무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들뿐 아니라 사직 후 9월에 수련병원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입대해야 하는데, 한해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복무를 시작할 인원이 정해져 있는 만큼 입대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전공의들은 "오히려 이런 협박성 발언이야 말로 전공의들을 더 자극해서 사태를 악화시키는 일"이라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동요되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직처리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41개 수련병원, 혹은 전공의 사직처리에 소극적인 수련병원에 대해 어떤 불이익을 줄지 고민 중이다.

일단은 당초 밝혔던 대로 이탈 전공의에 비해 사직자가 지나치게 적거나, 사직 처리결과나 9월 모집 신청을 하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내년 3월 모집 때부터 전공의 정원을 축소할 방침이다. 또 비상진료로 병원에 투입하는 예비비나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등의 혜택을 줄이거나, 연구개발 비용을 삭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전공의 이탈 사태를 마무리하며 비상진료체제 강화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의료계와 갈등만 키울 것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제재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