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8만원 가방 392만원에 팔더니…디올·아르마니 압수수색

입력 2024-07-20 07:41:23

디올 홈페이지
디올 홈페이지

최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과 아르마니(Armani)를 둘러싸고 불거진 노동자 착취 의혹에 대해 이탈리아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두 회사의 계약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안전 규정을 위반한 작업장에서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법적 근로시간을 넘기거나, 건강·안전상 부적절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했다"며 "이는 두 회사가 자랑한 장인 정신과 우수한 제작 기술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날인 16일 금융 경찰과 함께 이탈리아에 있는 두 회사의 사업장을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AGCM은 이들 회사가 노동자를 착취해 제품을 생산해놓고 장인 정신과 우수한 품질을 홍보한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두 기업의 노동법 위반 여부뿐만 아니라, 마케팅 및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법을 위반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폭넓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밀라노 법원은 지난달 10일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디올 이탈리아 지사 가방 제조업체에 하청업체의 노동착취를 방치한 혐의를 적용해 1년간 사법행정과 감독을 받으라고 명령했다.

법원 결정문에는 하청업체 4곳이 중국 출신 불법 체류자를 고용해 휴일 없이 24시간 공장을 가동했으며, 이렇게 생산한 원가 53유로(약 8만원)의 가방을 디올 매장에서 2천600유로(약 392만원)에 팔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르마니도 지난 4월 법원으로부터 비슷한 처분을 받았다. 하청업체가 10시간 일한 노동자에게 고작 2~3유로(약 3천~4천원)를 지불하며 가방을 만들었고, 제품을 아르마니 공급업체에 93유로(약 14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업체는 이 가방을 아르마니에 250유로(약 37만원)에 재판매, 아르마니는 매장에서 1천800유로(약 271만원)에 팔았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디올 측은 "당국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며 "불법 관행이 드러난 공급업체와는 협력을 중단했고 다른 업체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아르마니 측도 "우리는 당국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협의가 타당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