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울버햄프턴과 연습경기서 '재키 찬'이라 표현…해당 선수 때린 동료 퇴장까지
코모 측 "모든 인종차별 반대한다면서도 너무 과장되게 사태 키웠다"며 공식 입장
피해자 황희찬 "인종차별 설자리 없어…팀 동료와 응원 메시지 보낸 분들에게 감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에서 뛰는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이탈리아 구단이 공식 해명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16일 스페인 전지훈련지에서 울버햄프턴과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1907의 연습 경기에서 발생했다. 후반 23분 코모의 한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울버햄프턴 다니엘 포덴세(포르투갈)가 격분해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때려 퇴장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경기 후 인종차별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코모1907은 17일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SNS을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절대 반대한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코모 구단은 "문제가 된 발언은 '그(황희찬)를 무시해. 걔는 자기가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였다. 우리는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언급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불렀기에 코모 선수가 '재키 찬'이라고 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재키 찬은 홍콩 출신 유명 배우인 성룡을 일컫는다.
이어 코모 구단은 "우리 선수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이 사건을 너무 과장되게 보이게 만들어 실망스럽다"며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였다.
코모 측의 해명과 달리,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재키 찬'이라는 표현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종종 쓰인다.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뜻으로,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 201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시에 있는 한 스무디 매장에서 직원이 한국인에게 '재키 찬'이라고 적힌 영수증을 건넸다가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울버햄프턴은 공식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로도 차별이나 인종차별은 용납될 수 없고 무시당해서도 안 된다. 우리 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럽축구연맹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인 황희찬도 참다 못해 이날 자신의 SNS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황희찬은 "인종차별은 스포츠뿐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 이후 코칭 스태프와 팀원들이 내가 원할 경우 경기 현장을 떠난다고 했다. 다시 한번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에도 나는 계속 하고 싶었고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마지막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하면서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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