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논란' 이재영, "하지 않은 걸 인정하면서 배구 못해" 은퇴 암시

입력 2024-07-16 18:45:18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배구계를 떠났던 전 국가대표 이재영(28)이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재영은 최근 팬 카페 '재영타임'을 통해 "배구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 해외는 생각한 적 없다. 동기부여도 생기지 않았다"며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아주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저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재영은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하고 싶지 않았다"며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 사실에 대해 정정해 주고 바로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아닌 건 아니라는 제 마음과 소신이 변하지 않았다"며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나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자신에게 애정을 드러낸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모든 순간을 웃고 울면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배구 하나만 생각하는 인생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재영은 "지금까지 배구선수 이재영의 좋은 모습 그리고 멋지게 날아올랐던 저의 모습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이재영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해 왔고 노력했던 것처럼 이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한편 이재영은 그의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국내 프로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그러나 2021년 초 학폭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이후에는 소속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전금지, 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받고 사실상 국내 프로리그를 떠났다. 같은 해 10월 이들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 입단했으나, 이재영은 부상으로 한 달 만에 PAOK와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