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폭우에 매몰·침수 피해 속출

입력 2024-07-08 21:46:48

도내 4개 시·군 352명 긴급 대피
안동 하천 범람 주민 19명 고립…영양선 토사 유출로 주택 매몰
도로 곳곳 침수·지반 침하 파손

경북 북부 지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진 8일 영양군 입암면에서 한 어르신이 산사태로 폐허가 되버린 집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번 비로 안동과 영양에서 주민 20여 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산사태 위험 지역의 주민 190여 명이 대피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북부 지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진 8일 영양군 입암면에서 한 어르신이 산사태로 폐허가 되버린 집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번 비로 안동과 영양에서 주민 20여 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산사태 위험 지역의 주민 190여 명이 대피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해에 이은 역대급 집중호우로 경북 북부 주민들이 장시간 고립됐다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택 매몰과 침수, 도로 파손 등이 잇따랐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도내 4개 시·군에서만 229가구 352명(안동 28명, 영주 39명, 상주 123명, 영양 162명)이 마을회관, 경로당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이날 오전 3시 10분쯤에는 안동 임동면 위리와 대곡리 주변 하천이 범람하면서 일대 주민 19명이 고립됐다. 이 가운데 8명이 소방당국 등에 구조됐고 다른 11명은 위동교회·대곡경로당 등으로 자진 대피했다.

이 밖에 안동 남후면(2명)·와룡면(2명)·용상동(1명), 영양군 입암면(1명) 등에서도 6명이 고립돼 구조됐다.

재산 및 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영양군 입암면 금학리 한 주택은 폭우로 유출된 산비탈 토사에 일부 매몰됐다. 안동 용상동에서도 다가구 주택 1층 주차장 등이 빗물에 잠겼다. 이 외 경북 북부 도로 곳곳이 침수되거나 지반 침하로 파손돼 양방향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지난해 극한호우로 인명피해가 유독 컸던 경북 북부에서 이날 다시 호우경보가 발령되자 경북도와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고강도 경계 태세를 이어갔다.

경북도는 이날 지난해 산사태 피해가 심했던 영주·문경·예천·봉화를 비롯해 8개 시군 1천260개 마을에서 2천274명의 마을순찰대를 가동했다. 또 산사태 발생이 우려되는 위험 지역 주민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보내 사전 대피를 유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영양군 영양읍에는 오전 1시 3분부터 4시 3분까지 3시간 동안에만 113.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안동시 옥동에서도 0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103.0㎜의 비가 내렸다.

7일부터 8일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상주 240.4㎜, 안동 234㎜, 문경 111.8㎜ 등이다.

8일 오전 경북 안동·예천 등 북부권을 중심으로 9개 시·군에 호우특보가 발효됐고, 안동시 옥동과 영양군 영양읍 일대 읍면동에 비수도권에선 처음으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일 대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당분간 많은 비가 예상돼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 노후 축대 붕괴 등에 따른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위험 지역 주민들은 미리 대피하고, 하천변 산책이나 외출 등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