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혈액형 수혈 가능"…日 개발한 보라색 액체의 정체는

일본이 세계 최초 개발한 모든 혈액형에 수혈 가능한 인공 혈액. MBSNEWS 갈무리

일본에서 모든 혈액형에 수혈이 가능한 인공 혈액이 개발됐다. 상용화할 경우 수혈용 혈액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더 많은 응급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일 (현지시간) 일본 TBS와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나라현립 의과대학은 최근 모든 혈액형에 투여 가능한 인공 혈액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 인공 혈액은 보라색을 띠며, 폐기할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만 추출해 인공막으로 감싼 캡슐 형태다.

이 혈액의 가장 큰 장점은 혈액형에 상관없이 누구나 투여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라현립 의과대학 사카이 히로미치 교수는 "헤모글로빈 생성 과정에서 적혈구만을 제거했기 때문에 혈액형 항원이 없다"며 "인류 건강과 복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존 기간도 기존 혈액보다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기존 혈액은 무조건 냉장 보관을 해야 했으며, 보관 기한이 4주가 최대이지만 인공 혈액은 실온에서 약 2년간, 냉장 보관 시 최대 5년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담당한 마츠모토 마사노리 교수는 "실용화할 수 있으면 어떤 환자나 부상자도 혈액형과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수혈받을 수 있게 된다"며 "구급 헬기나 구급차에 마련될 경우 의료 체계가 불충분한 도서 지역이나 오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인공 혈액을 투여해 1시간 만이라도 버틸 수 있다면 그 사이 병원으로 이송해 다음 조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내년부터 이 인공 혈액을 16명의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해 안정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을 실행할 계획이며, 이후 투여 대상자 수를 늘려 10년 이내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