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10조 영업이익…슈퍼사이클 기대감

입력 2024-07-07 18:30:00 수정 2024-07-08 05:54:14

2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HBM 엔비디아에 공급 예정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 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매일신문DB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매일신문DB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개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10조4천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은 2022년 3분기(10조8천5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잠정 발표인 만큼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 수준인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DS부문에서 1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HBM을 비롯한 일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이 25조∼2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시작할 경우 영업이익 상승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HBM3E 8단·12단 제품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삼성전자는 최근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차세대 HBM4(6세대)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연내 HBM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3배가량 확대하고, 내년에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5조3천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8천821억원 적자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망치는 SK하이닉스가 가진 HBM 시장 지배력과 더불어 기업용 SSD 등 AI향 제품 판매 확대 등이 반영된 결과다.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미국 마이크론 9% 순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HBM 1위'를 굳히기 위해 최근 AI 관련 사업에 8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SK그룹이 신설한 '반도체위원회'와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아직 초입 단계인 만큼 향후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단가가 여전히 최고점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메모리 중심 반도체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