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경제] 수원서 미리본 대구 ‘타임빌라스 수성’…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입력 2024-07-07 18:30:00 수정 2024-07-08 05:54:35

명품·SPA 매장 350여개 가득…자차 이용 '교통 지옥'은 걱정
층간 구분 없는 백화점·쇼핑몰…'랜디스 도넛' 매장엔 인산인해
롯데 유통 역량 결집 新플랫폼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타임빌라스 수원'의 모습. 한소연 기자

대형 유통 3사의 '복합 쇼핑몰' 경쟁이 치열하다. 신세계 그룹이 스타필드로 성공한 데 이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타임빌라스와 커넥트현대라는 브랜드로 복합 쇼핑몰 경쟁에 뛰어들었다. 복합쇼핑몰은 기존 백화점과 달리 먹고, 마시고, 즐기며 쇼핑까지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도권에서 치열한 복합 쇼핑몰 유치 경쟁은 대구, 부산, 광주 등 지역 광역시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백화점 공식을 탈피한 새로운 복합쇼핑 공간인 '더현대 서울'을 2021년 2월 연 이후 2022년 12월 현대백화점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리뉴얼했다.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도 경기도 하남, 고양 등의 성공에 힘 입어 전라도 광주시에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타임빌라스 수원, 무엇이 다른가

지난 6일 오후 4시쯤 찾은 경기도 수원시 '타임빌라스 수원'. 동대구역에서 KTX를 타고 수원역에 내린 뒤 10분도 채 되지 않아 타임빌라스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았다. KTX가 정차하는 수원역과 쇼핑몰이 곧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1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개통도 예정돼 있어 타지역 사람들이 방문하기 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날 서울과 화성, 용인 등 인근 경기도 지역 곳곳에서 타임빌라스 수원을 찾은 사람들로 쇼핑몰은 북새통을 이뤘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거나 자동차를 타고 온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가족과 연인뿐 아니라 반려동물과도 함께 오는 등 쇼핑몰 내부는 놀이터와 다름 없었다.

특히 문을 연 지 이틀째를 맞은 글로벌 도넛 프랜차이즈 브랜드 '랜디스 도넛' 앞은 인산인해였다. 디저트로 유명한 브랜드답게 매층마다 '랜디스 입장 대기 장소' 안내판이 놓여있었다. 랜디스 도넛 매장이 있는 3층으로 가자 사람이 몰려 골목마다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지난 5월 30일 롯데백화점은 2014년 롯데몰 수원점을 개장한 지 약 10년 만에 '타임빌라스(TIMEVILLAS)'로 전환하고 리뉴얼 재오픈했다. 앞서 올해 1월 오픈한 신세계그룹의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에 대항해 지역 대표 쇼핑몰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타임빌라스는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가 점차 흐릿해지고 있는 경향을 반영해 롯데백화점이 그간 쌓아온 유통 역량과 쇼핑의 미래 가치를 결집해 만든 새로운 쇼핑 플랫폼이다. '시간'을 상징하는 시곗바늘 등을 시각화한 '선(Big Hand)', '면(Big Face)'으로 로고를 디자인해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이름에 담았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신규 점포를 여는 수준에 맞먹는 350여개 매장 개편을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통업계 최초로 입점했고, 영국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숍 '더콘란샵' 팝업도 들어섰다. 영국 패션 브랜드 멀버리와 가방 브랜드 투미, 휴대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는 수원 상권에 최초로 입점했다.

백화점과 쇼핑몰이 결합된 공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태그호이어', '미우미우' 등 명품 매장과 SPA(스파) 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 '유니클로' 등이 층간 구분이 없이 뒤섞여 있었다. 백화점과 쇼핑몰이 한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인테리어 톤과 바닥재와 마감 소재 등도 맞췄다.

문을 연 지 이틀째를 맞은 글로벌 도넛 프랜차이즈 브랜드
문을 연 지 이틀째를 맞은 글로벌 도넛 프랜차이즈 브랜드 '랜디스 도넛'를 찾은 사람들로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한소연 기자

◆미리보는 '타임빌라스 수성'은?

기존 롯데몰을 타임빌라스라는 이름으로 리뉴얼 오픈한 롯데쇼핑은 타임빌라스 1호점인 타임빌라스 수원을 시작으로 대구 수성구에도 개점한다. 대구에 들어설 '타임빌라스 수성'은 타임빌라스 1호점인 수원을 기준으로 프리미엄이 더해진 복합 쇼핑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구 대흥동 수성알파시티 내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한 롯데복합쇼핑몰 부지에서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성의 착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3월 홍준표 대구시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 간 '롯데복합쇼핑몰 신속건립 추진을 위한 합의'를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첫 삽을 뜬 것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타임빌라스 수성은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6개 층 규모로 연면적이 약 26만7천㎡(약 8만800평)에 달할 예정이다. 이 복합 쇼핑몰의 내·외부 콘셉트 설계는 영국의 유명 쇼핑몰 '웨스트필드 런던'을 설계한 영국의 LDA(Leonard Design Architects)사가 맡았다. 대구에 들어설 타임빌라스는 2026년 6월 준공 후 같은 해 9월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타임빌라스 수성은 쇼핑몰과 아울렛이 융합돼 한 단계 더 진화된 형태의 복합 쇼핑몰로 대구경북 지역 유일의 자연 친화적인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이에 더해 '자연친화적 실외공간과 파빌리온(부속건물)의 특화 공간 배치', '내·외부에 자연을 품은 독창적 공간 구성', '다양한 문화 체험 공간'이 될 예정이라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당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쇼핑몰과 아울렛의 강점이 융합된 타임빌라스 수성은 특화공간을 바탕으로 한 고객경험과 새로운 쇼핑 여정을 제시하며 대구경북 뿐 아니라 전국에서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복합 쇼핑몰
롯데 복합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성' 투시도. 롯데백화점 제공

◆교통대란, 지역상생…'타임빌라스 수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주말이 되면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타지역 소비자들까지 대형 쇼핑몰에 몰려든다. 교통 대란은 피할 수 없고 주차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주차 편의성은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다. 타임빌라스 수성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되지 않아 자가용으로 방문할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진입로를 다양하게 하는 등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자가용을 이용할 시 교통 지옥에 놓이는 것과 다름없었다. 쇼핑몰 근처 진입로부터 주차장에 들어서기까지 30분 넘게 기다려야 겨우 주차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인파가 몰린 탓에 진입 차량 관리가 되지 않아 쇼핑몰 주변이 혼잡했다.

이날 경기도 화성시에서 타임빌라스 수원을 방문했다는 A(28) 씨는 "살고 있는 곳에서 자가용으로 25분가량 걸려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린 시간이 40분"이라 말했다. 이어 A씨는 "지상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지하는 2층까지밖에 없고 지하 1층도 절반은 발렛 주차라 불편했다"며 "2km 근처 화서역을 끼고 있는 스타필드 수원의 경우 주차장이 지하 8층까지 있고 옆 공원 주차장까지 연계해 이용할 수 있어서 훨씬 편리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가지 않아도 서울의 핫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복합 쇼핑몰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역 브랜드를 함께 유치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인테리어 등 지역 상생을 위한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타임빌라스 수원의 경우 레고 블록으로 만든 수원 '화홍문' 조형물을 한 층 중간에 조성했다. 또 수원 행궁동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인 '킵댓 로스터리'를 쇼핑몰에 입점시켰다. 인근 대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수원에도 행궁동에서 유명한 '정지영 커피로스터즈'가 들어섰다.

연인과 경기도 용인시에서 타임빌라스 수원을 방문한 B씨는 "문화재인 화성이 상징적인 도시답게 이를 살려 조형물을 만든 게 이색적"이라며 "유명한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좋지만 대형 쇼핑몰이 지역 특색을 살린 음식점을 입점시키고 이를 알리면 일석이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 복합 쇼핑몰
롯데 복합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성' 조감도. 롯데백화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