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엄호 전선 붕괴…하원 다시 문여는 9일 의원회의 '중대 분수령'
의원들 집단행동 결행하나…주지사들은 일단 지지 표명, 파열음 격화
미 언론 사퇴 압박도 계속…TV토론 참패 안이한 후속 대응 '실기'도 도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첫 TV토론 참사 이후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회람하고 있다. 아직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주말과 내주에 진행되는 경합주 유세, 기자회견 등이 후보직 사퇴 여부 향배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美하원서 '바이든 사퇴' 연판장 회람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 사이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회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3일(현지시간) 2명의 민주당 하원인사를 인용해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의 초안이 의원들 사이에서 회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맨'으로 떠오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하원 의원은 "하킴이 신호를 보내면 모두 따라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원의원은 폴리티코에 "바이든이 이길 것이라고 믿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의회 휴회가 끝나는 오는 8일(현지시간)이 의원들의 결행을 위한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15선 중진인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이 지난 2일 처음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한데 이어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도 사퇴론에 가세했다.
한 하원의원은 악시오스에 "지난 몇 시간 동안 대의원들로부터 조를 정말 사랑하지만 물러나기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하원의원은 "댐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 후보 대체론 '0'순위
미국 민주당 내에서 대선 후보 교체론이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체 후보 '0순위'로 거론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하차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적합한 대체 후보라는 입장을 주변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역시 후보 교체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클라이번 의원은 "교체 후보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어떤 위치에 있든 동료 민주당 의원들은 그녀를 부각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로 나서기도 했던 팀 라이언 오하이오주 민주당 상원의원도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대체 후보 자리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바이든, 건강 입증 못하면 하차?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요구 파문을 넘어서기 위해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한 건강한 상태임을 입증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익명을 전제로 내부 대화를 설명한 소식통 2명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고위 팀은 이번 주 민주당 사방에서 청취한 '암울한 최후통첩'(grim ultimatum)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며 "신속히 직무 적합성을 입증하지 않으면 강제로 사퇴시키기 위한 중대한 시도에 직면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몇몇 고문들을 포함, 의회와 고액 기부자, 민주당의 고위 전략가들의 우려가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측근들과 연락해 자신이 힘든 순간을 겪고 있으며 유권자들에게 대통령직 수행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시인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2일 의회 지도자와 전화 통화를 시작하고 ABC 방송과의 좌담 인터뷰 일정을 잡고, 주말 유세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민주당 고위 전략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 일정을 흠잡을 데 없이 수행하더라도 공개 여론조사나 내부 여론조사에서 심각한 균열이 나타나면 그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재앙적이었던 지난주 TV 토론 이후 한 핵심 측근에게 '향후 며칠 안에 대통령직에 나설 수 있음을 대중들에게 납득시킬 수 없다면 대선 후보직을 구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토론뒤 지지율 격차 더 벌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첫 TV토론 이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토론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등록유권자 1천5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대선 지지율은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49%)과 큰 격차를 보였다. 토론 이전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6%포인트 앞섰다.
적극적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3%, 49%의 지지율을 보였다.
응답자의 74%는 바이든 대통령이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고도 답변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59%, 무당층에서는 79%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등록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을 기록, 42%에 머문 바이든 대통령과의 격차를 6%포인트로 벌렸다.
야후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미국의 성인 1천7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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