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산교육청 장학사 밀양서 숨진 채 발견…"'29일 동안 36차례' 악성민원"

입력 2024-07-01 14:26:23 수정 2024-07-01 16:14:46

‘내부형 교장 공모제 관련 민원에 시달려왔다’  

부산광역시 교육청 전경.
부산광역시 교육청 전경.

교직 경력 24년 차인 부산시교육청 소속 장학사 A(48) 씨가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되면서 지역 교육계가 침통해하고 있다. 원인으로 '악성 민원 폭탄'이 지목되고 있다.

1일 경찰과 부산교육청 등에 따르면 A씨는 최근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 측의 요구로 부검하지 않아 정확한 사망 시간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검안의는 A씨의 사망시점을 27일 밤에서 28일로 넘어가는 시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 주변에선 그가 갑자기 숨진 사유로 최근 잇따랐던 악성 민원을 꼽는다.

A씨는 부산광역시 교육청 중등 교장 공모제 업무를 맡던 중 최근 '내부형 교장 공모제' 관련 민원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B 중학교는 오는 8월 31일 내부형 교장 공모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5월 재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이후 B 중학교 교장은 계속해 불만을 표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B 중학교 교장은 지난 5월과 6월 사이 수차례 교육청을 찾아가 미지정 사유에 대해 답변을 요청했고, 교장실에서도 담당 장학사에게 7차례 전화하는 등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그는 A씨의 개인 휴대전화에도 수차례 항의 전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신문고에도 지난 29일 간 총 36차례에 걸쳐 'B 중학교 내부형 공모제 교장 미지정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최근 유족과 동료 교직원들에게 이번 민원에 대한 상당한 고충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교장 공모 2차 심사를 치른 뒤 27일부터 연락이 안 돼 실종신고 됐고 결국 안타까운 모습으로 발견됐다.

주위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일처리가 빠르며 동료 직원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낸 우수한 직원으로, 2주 뒤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것으로 나타나 주위의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고소·고발 등 법적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