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수시 '논술전형' 점차 확대…"수험생 기출 문제 작성·분석 과정 반복해야"

입력 2024-07-02 06:30:00

논술전형, 2025학년도 전국 42개 대학 총 1만1266명 선발
인문계열 주제 사회 교과 연계…자연계열 풀이과정 서술해야
"경쟁률 높지만 문제 출제 의도 등 잘 알면 합격 가능성 높아"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2024년학년도 수시모집 논술(AAT)고사'에 응시한 수험생이 부모님의 격려를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매일신문 DB

국내 대학들이 수시 '논술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5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42개 대학이 논술전형으로 총 1만1266명을 뽑는다. 특히 고려대와 상명대, 신한대, 을지대는 올해 논술전형을 신설했고, 가천대, 고려대(세종), 한국외대는 '논술 100%'로 전형 방법을 변경했다.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전체 모집 인원의 3%대로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도권 주요 대학들과 경북대, 부산대 등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서 실시하고 비교적 저조한 내신 성적으로도 합격이 가능해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논술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준에서 가장 유리한 대학이 어디인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2025학년도 대학들의 논술 유형을 진학사와 함께 살펴봤다.

◆인문계열 유형 다양…주제 사회 교과 연계

인문계열 논술은 주로 언어(인문)논술 형태로 구성된다. 몇 개의 지문을 읽고 요약, 비교, 평가하거나 특정 주장을 지지 또는 비판하는 식이다. 지문의 주제는 통합사회, 생활과 윤리 등 사회 교과와 연계돼 있어 평소 해당 과목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풀어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인문계열 논술이 언어논술 형태만 취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모집 단위에 따라 도표나 그래프를 지문에 포함, 이를 해석하고 추론하는 문제를 내기도 한다.

일부 대학은 상경계열에서 수리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출제한다. 연세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단위 전체에, 건국대와 경희대, 숭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는 일부 모집단위에 '수학Ⅰ· Ⅱ'와 '확률과 통계'의 개념을 활용한 수리논술 문항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수리논술이 포함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다. 따라서 논술전형을 통한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수리논술을 포함하는 모집 단위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또 한국공학대 경영학부와 한국항공대 항공·경영대학 및 자유전공학부는 인문계열임에도 수리논술로만 지원이 가능하다.

◆자연계열 수리·과학논술…풀이과정 서술해야

자연계열 논술은 '수리논술만 치르는 대학', '과학논술만 치르는 대학', '수학·과학논술 모두 치르는 대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수리논술만을 치른다.

경희대, 아주대, 연세대(미래)는 의·약학 관련 모집단위에서 수학과 과학논술을 함께 치른다. 연세대의 경우 그동안 자연계열 전 모집 단위에서 과학논술을 함께 치렀지만 2025학년도부터는 과학논술을 없애고 수리논술만 치른다. 서울여대는 수리논술은 실시하지 않고 통합논술로 과학통합형 2문항을 출제한다.

수리논술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제시문에 주어진 원리와 개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개념은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 내신과 수능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또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전개를 통해 답안을 서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적 정의나 공식, 용어를 의도에 맞게 사용하고 풀이 과정을 생략하지 않는 게 좋은데 평소 문제를 풀 때 서론·본론·결론으로 나누어 풀이 과정을 적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리논술 중에서 풀이 과정이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출제되는 '약술형 논술'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한국공학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외대가 이에 해당되며 출제 범위는 모두 '수Ⅰ, Ⅱ'로 동일하다.

◆국어·수학 문항 모두 출제 '교과형 논술'

가천대, 삼육대, 상명대 등 일부 대학은 국어와 수학 과목으로 치르는 '교과형 논술'을 실시한다. 기존의 언어·수리논술에 비해 문항 수가 많지만 문제 유형이 생소하지 않고 난도가 높지 않아 접근이 쉽다고 진학사 측은 조언한다.

교과형 논술은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수능, 내신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다만 계열과 관계없이 국어·수학 교과 모두에서 문항이 출제되므로 특정 과목에 취약한 수험생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잘 고려해 교과형 논술의 준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출제 범위는 수학의 경우 '수Ⅰ, Ⅱ'로 모든 대학이 동일하지만 국어는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다. 과목별 문항수 또한 대학마다 달라 수험생들은 수시 모집요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논술전형 지원을 위해서는 수험생 스스로 답안을 작성하고 분석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다시 작성해 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논술 실력을 꾸준히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높은 전형이긴 하지만 문제 출제 의도, 대학이 요구하는 답안 등을 잘 안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대학들이 발표하는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와 기출문제들을 살피며 출제 유형을 파악한 뒤 답안을 계속해서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