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줄이고 무인 점포 늘리는 편의점 업계
소상공인, "최저임금을 주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 심각"
'최저임금 차등' 두고 줄다리기 팽팽
대구 중구에서 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24시간 영업을 해오다 최근 영업시간을 새벽 2시까지로 단축했다. A씨는 "시내에 위치해 있어서 야심한 새벽에는 손님들이 많지 않다"며 "인건비 등 영업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보면 새벽에는 불을 끄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적은 도시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B씨는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업장을 24시간 운영해오다가 증가하는 인건비 탓에 최근 무인점포로 바꿨다. B씨는 "야간 시간 수당이 부담돼 심야 시간대에만 무인점포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최근 전 시간 다 무인으로 노선을 틀었다"며 "매출은 줄어도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이윤이 더 남는다"고 했다.
◆ 내년 최저임금 1만원 이상 가능성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 이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편의점 등 시급을 대부분 최저임금으로 지급하는 업계에서는 점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1천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금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1~5월 기준) 대구경북 소상공인 월평균 매출액은 1천273만원으로 전국 평균(1천223만원) 대비 4.09%가량 높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구경북 사업체 월평균 인건비는 325만3천원으로 전국 평균(295만5천원)보다 10.08% 높은 수준이다. 대구경북 지역 사업체가 벌어들인 매출액이 전국 월평균 매출액보다 높지만 그에 대비해 인건비 부담은 두 배 이상인 셈이다.
매출액 성장률 대비 인건비 상승률은 높아져 소상공인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 사업체 매출액 성장률은 지난 2022년 이후 연평균 0.1%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건비는 연평균 2.5% 높아졌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직원에게 최저임금을 주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소상공인 사업주의 '최저임금 지불 능력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한 경우가 86.4%였다. 전국 평균인 83.3%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경영계는 임금 지불 능력이 부족한 ▷음식점업(한식, 외국식, 기타 간이) ▷택시 운송업 ▷체인화 편의점업 등 3개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업종이 경영난을 가장 극심하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식숙박업의 경우 월평균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이 -0.6%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체인화 편의점 및 슈퍼마켓의 성장률이 0.3%로 성장률이 두 번째로 더뎠다.
대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C씨는 "음식업은 숙련도가 맛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편의점이나 카페처럼 여러 직원을 조금씩만 근무하게 하는 '쪼개기 근무'가 불가능하다"며 "직원 3명을 고용 중인데 차등을 둘 수 있으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영환 소상공인연합회 대구지회장은 "대구는 소상공인 폐업률도, 연체율도 전국 1위일 정도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안 좋다"며 "다만 일괄 동결이나 인하보다는 업종별로 차등을 두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견을 보이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대구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는 D씨는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도 불분명하고 합의를 위해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차별을 받는 소상공인이 생기면 또다른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저임금에 업종별로 차등을 두는 것은 노동자의 임금 수준 확보와 생활안정 보장이라는 최저임금법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기 때문에 경영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한 달에 200만원 남짓 받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임금이 더 내려가면 이 미친 물가의 시대에 더 살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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