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새로운 대한민국은 지방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지방시대여야"

입력 2024-07-01 06:30:00 수정 2024-07-01 07:18:20

이 도지사, ▷대구경북행정통합 ▷저출생 극복 ▷신공항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민선 8기 3년차 포부 밝혀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등 미래 유망산업으로 산업 다각화…경북 산업 지도 바꿨다고 자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0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0일 "경상북도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위대한 여정"이라고 민선 8기 경북도정을 규정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은 지방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지방시대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준 기자 news@imaeil.com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일 "경상북도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위대한 여정"이라고 민선 8기 반환점을 도는 경북도정을 규정했다. 이날 경북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 도지사는 "경북의 힘은 공무원이 민간과 함께 정책을 연구하는 모습이고, 새로운 대한민국은 지방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지방시대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래야만이 저출생으로 인한 국가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경북도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방시대를 위해 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정례화시켰다"며 ▷지방시대 특별법 통과 ▷시군의 부단체장 직급 상향을 포함한 자치 조직 강화 ▷자치인사권 확대 ▷그린벨트 해제 권한 이양 등의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꿨다"고 자부했다. 이 도지사는 "포항제철과 구미1국가산업단지가 준공된 지 반세기 만에 각각 포항과 구미에다 배터리,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했다"며 "영주, 울진, 안동 등 그간 산업에서 소외된 지역까지 국가산단을 확장, 경북도내 균형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바이오, 에너지로 이어지는 산업구조 개편도 완수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열 대구경북신공항 건립과 관련, "신공항은 속도전"이라며 의성 스마트 신도시, 주변 SOC 등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8기, 앞으로 2년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 통합의 방향성과 시도민 공감대 형성 방안은.

▶올해 내 시도의회 의결, 내년 상반기 중 대구경북통합 특별법 제정, 2026년에는 통합단체장 선출이 목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판을 바꾸어 저출생, 지방소멸 등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극약처방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로서는 지역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하지만 500만 명 이상 도시 규모를 갖춰 다극체제로 행정개편을 하고 완전한 자치권을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핵심은 '완전한 통합'이다.

두 광역단체를 합치는 행정 개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방제 주(州) 정부 수준의 통합 자치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30년 동안 해온 허울뿐인 지방자치제를 재편하고 국방과 외교를 뺀 거의 모든 중앙정부의 권한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정통합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얼마나 많이 이양받느냐에 따라 그 성패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이다.

통합의 모든 면을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할 것이고, 도민 한 분의 목소리라도 더 듣고 면밀한 검토과정을 거쳐 해결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최근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한 정부 발표가 있었다. 경북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0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0일 "경상북도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위대한 여정"이라고 민선 8기 경북도정을 규정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은 지방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지방시대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준 기자 news@imaeil.com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유전이 발견되면 국내에서 석유 4년, 천연가스는 29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역대 최대량으로 동해를 품고 있는 경상북도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20%로 보고 있으나 이는 금세기 최대 심해 유전이라는 가이아나 유전 매장량 110억 배럴보다 많고, 성공 확률 또한 가이아나 16%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동해안 유전탐사와 관련 일부 정치권에서 연일 성명 발표 등 정쟁에 휩싸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특수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긴 호흡으로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비판으로 정책을 실행조차 해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절차적, 실체적 검증과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했다. 경북도의 '저출생 정책'실행계획과 성과는.

▶경상북도는 올 초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더 이상 대한민국과 경북의 미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2.1명'이 나라의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인데, 지난해는 0.72를 기록해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우리 경북은 저출생 위기가 이미 시작된 곳으로 '미리 보는 대한민국'이다.

연초부터 도정을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매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역대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1천100억 원에 달하는 추경예산과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성금 모금을 통해 전쟁 자금도 확보했다. 지난 5월 13일에는 6대 분야, 100대 실행계획을 포함한 필승 전략을 발표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체감도를 높였다는 점, 경제·문화환경 개선이라는 종합정책이라는 점에서 경북만의 차별성이 있다. 만남부터 결혼, 출산, 양육, 주거에 필요한 시스템을 만들고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문화 인식 확산 등 전 주기에 걸친 정책을 과감히 추진해 전국에서 모범 모델이 되도록 디자인했다.

저출생은 무엇보다 긴 호흡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니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근본 원인을 하나하나씩 고쳐나갈 계획이다. 7월, 국 단위의 '저출생극복본부'를 만들어 본격적인 정책 추진을 이어가고, 규제 개선, 특별법 제정, 국가 인구정책연구원 설치 등 새로운 현안들을 정부와 국회에 다각도로 건의할 계획이다.

-배터리,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와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등 경북의 성장판도 더 넓어지고 있다.

▶경상북도가 천수답(天水畓) 경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과거 포항 철강산업과 구미 전자산업에 집중됐던 산업 기능이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등 미래 유망산업으로 다각화됐으며 산업지형도 경북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은 배터리, 구미는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전국 7개 특화단지 중 경북이 2개를 확보해 최다 선정의 영광을 안았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반도체 특화단지는 핵심소재 공급처의 거점이 될 전망이고, 배터리와 반도체'자원순환클러스터'도 포항과 구미에 유치해 국가전략산업의'자원안보'도 경북이 책임지게 됐다.

안동의 바이오생명, 울진의 원자력수소, 경주의 SMR(소형모듈원자로) 산업단지가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서, 경북의 주력산업을 바이오와 차세대 에너지로까지 확장했다.

2030년까지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 기업 500개, 일자리 7만 개, 경제적 파급효과 26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공론화에도 큰 역할을 주도해 왔다.

▶민선 8기 첫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서 많은 역할을 했다. 국장급 기구 수의 상한 폐지, 인구 10만 명 미만 시·군·구 부단체장 직급과 시도 소방본부장 직급 단계적 상향, 지방의원 의정활동비 인상 및 자치조직권 확충과 자치입법권을 제약하는 법률 83개 등 하위법령 65개를 일괄 정비했다.

가장 큰 성과는 지방정부를 생각하는 중앙부처의 변화다. 교육부는 교육발전특구 등의 정책을 통해 권한을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했다. 산업부는 지역주도 및 지역특화발전 중심의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과 기회발전특구 방향을 제시했다. 행안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정기적으로 지방에서 개최해 지역의 현안 해결과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필승의 각오로 뛴 덕분에 경북도에는 가장 많은 국가산단 후보지(3개소)가 선정됐고, 교육부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범도시 지정, 최다 글로컬대 및 최다 지역교육발전 특구 시범도시로 지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대구경북신공항 건립 진행 상황은.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도 좌우하는 지역의 백년대계 사업은 단연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이다. 지금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행스럽게 지난해 4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이 제정됐다. 8월에는 국토부 민간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용역 결과가 나왔고, 10월에는 민간공항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지금부터는 속도전이다.

경북도는 공항 경제권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 사업은 의성에 지어질 공항신도시인데 스마트 항공물류단지, 항공산업클러스터, 농식품 산업클러스터, 모빌리티 특화도시 등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건설할 계획이다. 도로, 철도 등 SOC 연결망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북구미IC-군위JC 고속도로, 대구경북선 동구미역 신설 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의성 '화물기 전용 화물터미널'에는 스마트 물류체계를 적용한 통합물류센터, 특송센터, 농식품․바이오 콜드체인(CCC), 국제배송센터(GDC) 등이 들어서게 되는데,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를 위한 필요·충분 시설로서 핵심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