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는 얼마 전 "남은 비트코인을 모두 미국에서 채굴해야 한다. 비트코인 채굴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항할 마지막 방어선이다. 비트코인을 향한 바이든의 증오심은 중국, 러시아, 급진 공산주의 좌파들만 이롭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 차타드는 트럼프 당선 시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말까지 15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 공급량은 2천100만 개로 제한돼 있는데, 현재까지 약 90%가 채굴됐고, 2140년 채굴이 끝날 전망이다. 지금도 미국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상당하다.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사 등은 108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다. 비트코인 상위 보유 기업 45곳 중 미국 상장사 19곳이 약 26조원, 자산 운용사 중 미국 업체 11곳이 약 82조원을 보유 중이다.
투자 수익뿐 아니라 안정성도 중요시하는 연기금의 투자 성향에도 비트코인이 주요 변수가 됐다. 올 초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ETF가 상장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도 본격화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기관투자가의 비트코인 투자를 금지한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에선 논의가 활발하다. 하버드대·예일대를 비롯한 미국 주요 대학들도 기금을 암호화폐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운용 자산이 약 2천조원으로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일본공적연금(GPIF)도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 변화에는 달러의 불안정성이 한몫을 한다. 세계 무역 결제량의 44%를 차지하는 달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부터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면서 부의 불평등도 심화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부채 급증과 재정 악화 탓에 비트코인이 기축통화로 대체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시기를 바로 비트코인 기축통화의 시발점으로 본다. 물론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고 거래 처리 시간이 긴 탓에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트럼프의 야망이 달러 패권의 종말을 내다본 선견지명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암호화폐에 대한 세계의 시각은 분명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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