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안 무효 소송서 유리한 발판 마련
소액주주들 대거 지지한 듯
테슬라가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수십조원대의 성과 보상을 하기로 한 결정을 재승인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1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에게 경영 성과에 따라 수십조원대 가치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한 2018년 보상안(2018 CEO pay package) 재승인 안건이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찬반 표결 수치는 현장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테슬라 전체 주주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 전체 주식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보상안 승인 결과가 발표된 뒤 무대에 올라 팔다리를 덩실덩실 흔들며 춤을 췄다. 이어 "나는 젠장,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 뒤 크게 웃었다.
그는 또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한 테슬라의 성장 전망을 자신있게 이야기하며 "우리는 단순히 테슬라의 새 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새 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상안에는 테슬라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머스크가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300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스톡옵션의 가치는 한때 560억 달러, 우리 돈 약 77조원에 달했는데 이날 증시 종가 기준으로는 480억 달러, 우리 돈 약 66조 1천억원 수준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018년 이 보상안이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승인된 이후 계약상의 경영 성과를 모두 달성해 스톡옵션을 전부 받았지만, 소액주주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잠정 승소하면서 그간 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에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들이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항소심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투표에 부쳤다. 보상안이 재승인됐다고 해서 이것이 소송에 즉각적인 효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이사회는 보상안 무효 소송의 1심 판결이 오는 7월 확정되면 주(州)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주총 표결을 통해 현재 테슬라 이사회 멤버 중 2명인 머스크의 친동생 킴벌 머스크와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을 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승인됐다.
반면 테슬라가 직원들의 노조 결성을 방해하지 않고 노조가 결성될 경우 성실하게 교섭할 것을 촉구하는 주주 제안은 부결됐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2.92% 오른 데 이어 주총 결과가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도 1% 미만의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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