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바이든도 사법리스크…대선 앞두고 차남 유죄평결

입력 2024-06-12 15:52:00

바이든 "사법 절차 존중"…'유죄' 트럼프와 차별화 선거전략 타격
형량 선고 10월초 전망…공화당 '정조준' 탈세혐의 재판 9월 시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 주방위군 기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헌터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불법 총기 소유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캐슬 주방위군 기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헌터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불법 총기 소유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차남의 유죄 평결로 사법리스크에 휩싸이게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불법 총기 소유 혐의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역사에서 현직 대통령 자녀가 형사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배심원단은 총 3시간여만의 심리 만에 바로 유죄 평결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 바이든은 성명을 내고 "결과에 실망하기보다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대해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헌터 측 아베 로웰 변호사는 성명에서 "배심 절차를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사건 내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계속해서 헌터에게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유죄 평결에 대해 "미국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통상 평결 120일 뒤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대선 한 달 정도 전인 10월 초에 형량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터 바이든이 기소된 혐의는 최고 25년의 징역형과 75만달러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다.

앞서 헌터 바이든은 2018년 10월 자신이 마약을 사용한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한 혐의로 웨이스 특별검사에 의해 지난해 기소됐다.

헌터 바이든의 이번 유죄 평결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성 추문 입막음 돈' 관련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개인 성명을 내고 "저는 대통령이지만 또한 아버지이기도 하다"면서 "부인인 질과 나는 우리 아들을 사랑하며 오늘날의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번 재판의 결과를 수용하며 헌터가 항소를 고려하는 동안 사법적 절차를 계속해서 존중할 것"이라면서 "저와 질은 헌터와 다른 가족들을 위해 항상 사랑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헌터 바이든이 유죄를 받더라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헌터 바이든은 탈세 혐의로도 기소됐다. 해당 재판은 9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다. 탈세 혐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때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과 맞물려 있다.

공화당은 이 의혹 해소 등을 이유로 하원에서 탄핵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헌터 바이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바이든 일가의 부패 문제로 공격했으나 최근 불법 총기 소유 혐의 재판 과정에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캠프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재판은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긁어모은 바이든 범죄 일가의 진짜 범죄에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