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속도 둔화…"인식 전환 위한 지원 필요"

입력 2024-06-11 18:30:00 수정 2024-06-12 07:57:49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서 충전중인 차량. 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서 충전중인 차량.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 성장의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업계에서 판매 확대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작년 동기보다 10.4% 증가한 177만5천대로 집계됐다. 시장 팽창이 지속되고 있으나 지난해 성장률(35.4%)에 비해 그 속도가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4위에 올랐으나 판매량은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 코나 일렉트릭과 EV9, 스포티지와 투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판매량은 증가한 반면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6와 EV6의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기차 업계에서는 소비자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날 '전기차 수요 확대를 위한 소비자 인식개선 방안'을 주제로 친환경차분과 전문위원회를 개최했다.

KAMA가 전기차 보유자128명·비보유자 4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기차 만족도는 보유자의 경우 90.6%에 달했지만 비보유자는 67.4%에 그쳤다. 전기차 비보유자들은 전기차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화재, 급발진 등 부정적 기사'(54.5%), '충전 인프라 부족'(48.3%), '장거리 운행 애로'(34.1%) 등을 꼽았다.

김성태 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전기차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며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언론매체의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에 대한 점검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인식개선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총소유비용 분석을 통한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의 경제성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보조금의 지속적 감소와 충전요금 할인 특례 일몰 등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경제성 우위 효과가 약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1.1% 역성장했고 올해 1~4월 누적 판매도 전년 대비 26% 줄었다는 점을 들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향후 2∼3년 동안 전기차 보조금을 2022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충전요금 할인 혜택을 부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기차에 대한 일반 국민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인식개선 활동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