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혁신도시 10년] 주민지원·지역공헌 부문 1.3%…"갈수록 시민과 소통 단절"

입력 2024-06-12 18:30:00

대구 지역 상생 예산 2,040억원
해마다 감소, 실적에 못 미쳐…최근 3년간 달성률 69% 불과
올해는 25억∼30억원 그칠 듯…유관기관 협력 예산도 줄어

대구 동구에서 바라본 대구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에서 바라본 대구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혁신도시가 해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수천억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정작 지역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주민지원·지역공헌' 예산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예산마저 미비한 수준이다 보니 당초 목표에 걸맞은 성적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유관기관 협력 추진 실적도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발전 위해 2천억~3천억원 투입하는 대구혁신도시

전국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이 매년 발표하는 '지역발전 추진실적 및 추진계획'을 분석한 결과, 대구혁신도시 12개 이전공공기관은 최근 3년간(2021~2023년) 지역 발전을 위해 총 8천358억9천800만원을 투입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2천536억7천500만원 ▷2022년 2천379억4천600만원 ▷2023년 3천442억7천700만원이다.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은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전공공기관이 지자체장과 협의해 지역발전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지역 산업 육성 ▷지역 인재 육성 ▷주민지원·지역공헌 ▷유관기관 협력 ▷지역우선 구매 ▷기타 등 6개 항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준 지역 산업 육성이 2천73억3천600만원(58.48%)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어 지역 우선 구매 896억9천300만원(36.05%), 지역 인재 육성 396억3천200만원(11.51%)으로 집계됐다. 이어 유관기관 협력 41억2천800만원(1.19%), 주민지원·지역공헌 32억6천만원(0.94%)을 집행했다.

올해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지역 상생 예산으로 2천40억1천700만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올해 확정되지 않은 사업 등으로 인해 미반영분이 있어 내년도 집계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역 사회 공헌에 예산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마다 주민 지원 계획은 실적 미달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은 지역주민 지원을 통해 지역주민의 여가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체육시설 등 생활SOC 건립, 기관 시설 개방 등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대구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의 상생 노력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역 주민과 지역 공헌 실적이 전체 규모에 미비한 수준인 데다, 그마저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대구혁신도시 내 12개 이전 공공기관은 총 159억2천800만원의 주민 지원사회 공헌 계획을 세웠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80억8천만원, 2022년 40억8천600만원, 지난해 38억2천200만원이다. 해마다 계획 예산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35억8천600만원으로 4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감소한 수치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로 실적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최근 3년 동안 대구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은 총 110억1천200만원의 실적을 내 계획 대비 실적 달성률이 69%에 그쳤다. 특히 전체 지역 발전 예산의 1.31% 불과하다.

연도별 실적을 살펴보면 2021년 계획의 절반 수준인 41억8천만원에 그쳤고, 이듬해 35억7천200만원, 지난해에는 32억6천만원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실적은 25억~3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운데 중앙119구조본부, 중앙신체검사소를 제외한 주민지원·지역공헌 사업 실적이 현저히 낮은 이전 공공기관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최근 3년 동안 주민지원·지역공헌 사업을 위해 총 1천900만원을 사용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00만원, 2022년 800만원, 2023년 800만원이다.

홍창식 혁신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나랏돈으로 만들어 놓은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게 현실이다. 기여도가 낮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며 "분명 지역 주민들을 위한 예산도 있을 텐데, 무엇 때문인지 갈수록 주민과의 소통을 단절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유관기관 협력을 위한 예산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대구혁신도시는 올해 유관기관 협력 추진을 위해 36억1천600만원을 할애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21년 추진 실적 59억8천200만원 대비 39.55% 감소한 수치다. 대구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은 지난해 41억2천800만원, 2022년 23억8천400만원을 사용했다.

대구혁신도시 한 준정부 기관 관계자는 "기재부가 예산 편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보니, 직접 예산을 편성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