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항로는 러시아 북서쪽과 동쪽 지역을 잇는 5천600여㎞ 바닷길이다. 겨울철엔 바다마저 얼어붙어 배가 다닐 수 없었으나 최근 기후온난화로 운항 가능한 기간이 늘고 있으며, 머지않은 장래엔 연중 운항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다 얼음이 줄었지만 여전히 안전을 위해 쇄빙선 호위가 필요하다. 즉 북극 항로를 이용하려면 쇄빙선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서방 경제 제재에 대응해 북극 항로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푸틴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북극해 공동 개발을 제안했고 중국도 적극적이다. 북극 항로를 놓고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는다면 지정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장점이 사라지고 서방과의 갈등 국면에서 항로 자체가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환경단체들은 지구온난화로 이용 가능성이 높아진 북극 항로에 선박 운항이 늘면서 배기가스 배출도 덩달아 증가하면 북극 얼음이 더 빨리 녹아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어려운 조건 속에도 북극 항로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시간이 곧 돈인 대형 선사들이 최대한 짧은 해상 항로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 새 글로벌 해상 화물 운임은 최고 2배 이상 급등했다. 세계의 물길인 수에즈·파나마운하가 막혔기 때문이다. 세계 컨테이너 운송 물량의 30% 이상이 통과하는 수에즈운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물동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동북아시아에서 미 동부로 가는 물동량의 40% 이상이 지나는 파나마운하는 엘니뇨 여파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다.
북극 항로는 현재 해상 운송로 중 한국에 가장 이득이 된다. 부산 기점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가는 시간을 따진다면 북극 항로는 수에즈운하나 희망봉 통과보다 8~12일가량 단축시킬 수 있다. 포항 영일만항은 세계적 항만이 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북극 항로가 주목받는 가운데 대규모 석유·가스 개발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물동량과 항만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서다. 물동량과 해상 운임 측면에서 장차 영일만항의 역할에 주목할 만하다. 포항 유전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북극 항로는 가장 안전하게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해상 운송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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