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부동의 1위'는 없다…반도체 패권 전쟁 본격화

입력 2024-06-04 18:30:00 수정 2024-06-04 19:05:16

엔비디아 세계 시가총액 2위 애플 추격·SK하이닉스 성장 가도
경제 유발효과 300조 이상 AI산업 주도권 확보 "반도체가 핵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한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올 하반기 출시할 AI가속기 '블랙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젠슨 황이 설립한 엔비디아가 최근 AI 시대를 선도할 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그는 모국인 대만에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세계 경제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AI시대를 맞아 '반도체 강국' 한국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9% 오른 1천150달러(15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기존 최고가(1천148.25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다시 3거래일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엔비디아의 매서운 상승세는 AI와 연관을 지닌다.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높은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 1분기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었고 2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8천280억 달러까지 불어나며, 시총 2위 애플(2조9천750억 달러)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뺏겼다. AI 기술력이 곧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다.

국내 시장도 AI로 인한 변곡점을 맞았다. AI칩 HBM(고대역 폭 메모리)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성장 가도에 오른 것이다.

수익성이 높은 HBM 수출이 늘면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3억8천만 달러로, 단일 품목 월간 수출액이 1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로 20%에 근접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조에도 웃지 못하는 입장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 관련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HBM 전담팀을 꾸린 데 이어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교체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확산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2026년 3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첨단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AI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각국 정부,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주도권 확보에 나서면서 현 상황을 '3차 세계대전'에 비유할 수 있다. 반도체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AI칩 분야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