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 원어민 영어 교사들 "고추장 만들며 한국 문화 배워"

입력 2024-05-27 10:50:42

원어민 영어교사 64명 대상… 영천시 일원서 한국 문화 체험 연수 진행
14년 차 브랜든 길모어 씨 "경북과 경북교육청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 느껴"

경북도교육청 소속 원어민 영어 교사들이 지난 24일 영천시 일원에서 한국 문화 체험 연수에 참가해 전통 식재료인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교육청 소속 원어민 영어 교사들이 지난 24일 영천시 일원에서 한국 문화 체험 연수에 참가해 전통 식재료인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제가 근무하는 경북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지난 24일 오전 경북 경산시보건소 일원. 금발벽안 등 이국적인 외모의 성인 남녀가 대거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경북도교육청에 소속된 원어민 교사로 평소 각 학교에서 학생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힘쓰는 주인공들이다. 이른 아침부터 경북 전역에서 모인 원어민 교사들은 2대의 버스를 나눠타고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해 영천시 보현산 일원으로 출발했다.

경북교육청은 소속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들이 지역 문화를 배우고 경북에 대한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마다 한국 문화 체험 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연수에는 60명의 원어민 영어교사와 행사 진행을 위한 코디네이터 4명 등 총 64명이 참석해 영천한의마을 탐방과 고추장 만들기, 액티비티 체험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영천한의마을에서 원어민 영어교사들은 한약재로 유명한 영천 지역의 한방의학에 대한 전시물과 해설을 들으며 한의학의 효능에 매료됐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장에서는 요즘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떡볶이의 주재료인 고추장을 직접 만들며 한국 음식문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또 원어민 교사들은 이동 중에도 사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교수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논의하면서 좀 더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한 소통의 장도 마련됐다.

경북도교육청 소속 원어민 영어교사가 영천시 보현산댐 짚와이어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교육청 소속 원어민 영어교사가 영천시 보현산댐 짚와이어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보현산댐 짚와이어 체험장에서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짚라인을 타면서 그동안에 쌓였던 피로를 해소하고 경북에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쌓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연수에 참가한 14년 차 원어민 교사 브랜든 길모어(Brandon Gilmore·미국) 씨는 "평소 고추장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연수를 통해 고추장 만들기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 음식과 한의학 등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행복한 경험을 동료 교사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해줘 감사하고, 지난 14년 동안 근무해 온 경북교육청과 경북 지역에 다시 한번 자부심과 애착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앞으로도 원어민 교사들을 위한 내실 있는 체험 행사를 마련해 한국과 경북에 대한 이해력과 적응력, 자긍심을 높일 줄 예정이다. 연수 대상자는 연도별 신규 채용 원어민 교사를 1순위로 하고, 원거리 근무 등 근무 환경이 열악한 이들을 2순위로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또 전년도 연수 참가자와 근무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평가된 이는 배제해 진행한다.

유진선 경북교육청 교육복지과장은 "원어민 교사들이 이번 한국 문화 체험 연수에 매우 만족해하며 한국 문화를 정성스럽게 배우는 모습을 보니 무척 보람을 느낀다"며 "행사를 통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우리 학생들을 위한 양질의 영어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