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씨가 여론의 난타를 받고 있다.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음주 정황이 잇달아 나오자 음주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슈퍼 클래식' 콘서트 공연 표 예매 취소가 속출하고, 공연 주최사였던 KBS는 주최사 명칭·로고 사용 금지를 통보했고, 협연하기로 한 KBS 교향악단 단원들은 불참을 결정했다. 예매 취소된 표를 열성 팬들이 사들이며 응원하지만 트로트 팬덤 커뮤니티에는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를 구속 수사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 씨를 방송에서 영구 퇴출해야 한다는 글도 여러 개 올라왔다.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고, 소속사 측과 조직적으로 거짓말한 점 등에 분노하는 것이다.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과 '발뺌'에 대한 팬들의 분노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연예인 김호중에게는 이처럼 단호한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잘못과 거짓말에 대해서는 어째서 그토록 관대한지 모르겠다.
입시 비리 등으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대표는 김호중 씨보다 더 오래 '발뺌'했다. 오죽하면 2심 재판부가 "(죄를)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진지한 반성'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12석을 차지했다. 음주운전과 '쌍욕' 전력에, 7개 사건 10개 혐의로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압승했다.
조국혁신당을 찍었다는 유권자의 80.2%가 '조국 대표의 윤리 의식이 약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호중은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 연예인은 정직해야 하지만, 정치인은 정직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가수 김호중은 민심의 거센 처벌을 받고 있다.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모르지만, 법적 처벌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는 4·10 총선에서 절반 이상의 국민에게서 이미 면죄부를 받은 셈이나 다름없다. 근래에 법원이 정치인 사건 재판을 질질 끄는 걸 보면 법적 처벌 여부도 불확실하다. 민심과 법이 연예인을 평가하는 잣대와 정치인을 평가하는 잣대가 왜 이렇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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