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우즈베키스탄 코리아센터 건립 필요한가

입력 2024-06-06 13:56:55 수정 2024-06-06 16:32:41

오남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아시아협의회 회장

오남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아시아협의회 회장
오남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아시아협의회 회장

동서양이 만나는 장대한 중앙아시아, 실크로드로 더 익숙한 중앙아시아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7개 국가가 있다. 옛적 신라인들은 중국 시안을 거쳐 서역으로 중앙아시아를 오가며 교역을 해왔다. 아직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는 고구려 사신의 벽화가 있다.

경상북도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와, 경주시는 사마르칸트시와, 경산시는 나망간시와 자매결연을 맺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2013년 교수와 대학생·작가 등으로 구성된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가 경주에서 중국 시안,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이란 등을 거쳐 1만3천㎞를 탐험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 나라에서는 대한민국 노래, 영화, 음식, 언어, 복식, 휴대폰 등 모든 것에 대해 동경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필자는 이들 나라의 109명 자문위원들과 함께 지난해 9월 1일부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아시아협회 회장으로서 소임을 수행하고 있다.

협의회는 분기별로 하는 정기회의에서 자문위원들과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을 공부하고, '평화통일은 말이나 구호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면 저절로 찾아온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중앙아시아 50만 명 고려인, 1만 명 교민, 각 국가 국민이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이고 멋있다'는 것을 알도록 하는 데도 총력을 다한다. 김치 페스티벌, 어묵 나눔 행사 등을 추진했고, 결혼식 재현, 윷놀이, 노래자랑, 떡국 나눔, 추석 명절 행사 등과 같은 민속경연대회, K-팝 공연, 나무 심기, 영화제, 도자기 및 공예 전시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 및 각종 단체도 고려인의 숙원 사업인 아리랑 요양원 건립 및 운영 지원, 한국예술의 집 건립 및 운영 지원, 우즈베크 및 중앙아시아 국민을 위한 아동병원 건립 등에 나섰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한 공적 원조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중심 국가의 하나인 우즈베키스탄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공부하고, 교류하는 공간은 없다. 교민들이 우리 문화의 고유성이나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얘기다. 대우자동차 진출 등으로 우즈베크 산업화에 기여한 교민 1세대, 기타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교민들의 정착 기간은 이미 한 세대를 넘어섰다. 중간중간 많은 한국인이 우즈베크를 포함한 중앙아시아로 유입돼 1일 1만 명 이상이 활동한다. 교민, 유학생, 다문화가정, 방문 사업가, 문화동아리 회원, 문화예술활동가 등을 위해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교민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에 가칭 코리아 문화센터 건립이 절실하다. 여기에는 한국 정체성을 찾고 고유성을 발현할 수 있는 각종 한국문화전시실, 청소년 동아리방, 유학생 교류방, 비즈니스 교류관, 문화협력실, 공연연습실, 한국방문객 쉼터, 다문화가족 사랑방, 도서실 및 공부방, 대형 회의실, 언어학습 및 교실, 중앙아시아 문화방, 지방자치단체 협력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교민 의견을 결집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자료로 관계 기관에 건의, 교민 숙원 사업을 하루빨리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

최근 현지 한인회, 민주평통, 지상사, 월드옥타 4단체 회장, 종교계, 체육계, 언론계, IT 벤처산업계, 문인회, 군인회 등 직능단체 및 협의회 대표자들이 나서 센터 건립의 당위성 및 필요성에 발기하고 정부 차원의 조속한 건립을 요청하고 나선 점은 고무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물론 대구경북 등 지자체, 대한민국 국민들도 여망을 모아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