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내리면 안 돼요, 제발" 포항 여고생, 투신시도 40대 붙들고 설득해 구조

입력 2024-05-14 11:25:01 수정 2024-05-21 14:22:30

"젖먹던 힘까지 내서 아저씨 붙잡고 있었어요. 살아서 다행"

포항중앙여고 김은양(18) 양이 김철문 경북경찰청에게 감사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제공
포항중앙여고 김은양(18) 양이 김철문 경북경찰청에게 감사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제공

"(뛰어내리면) 안 돼요. 이야기 좀 해요, 제발 제발."

다리에서 투신하려는 남성을 부둥켜안고 경찰에 신고한 포항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 김은우(18) 양이 신고 전화에 외친 말이다.

지난 12일 오후 8시 53분쯤 경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여고생의 다급한 신고가 들어갔다.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김 양이 형산강 연일대교 난간을 넘고 있던 40대 남성을 발견하고 긴급히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신고 전화 후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이 남성을 구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분이다.

김 양은 투신하려는 남성을 발견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다가갔다. 난간을 넘어 형산강을 향해 몸을 숙이고 있던 남성의 두 다리를 부여잡았다. 동시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신고 전화 너머에서 "경찰이죠. 형산강 다리에서 누가 뛰어내리려고 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말한 뒤 "이야기 좀 해요. 제발 제발"을 외치는 김 양의 소리가 들려왔다고 말했다.

그의 용기가 힘겹게 만든 3분의 시간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기적을 만들었다. 구조된 남성은 간단한 경찰 조사를 마치고 진정한 뒤 가족들 품으로 돌아갔다.

경북경찰청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남성을 구조한 김은우 양에게 소중한 생명을 지켜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14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은우 양은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젖먹던 힘까지 내 아저씨를 붙잡고 있었다"며 "아저씨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고,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마음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