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안보전' 된 라인 사태…경제 동맹 유지해야

입력 2024-05-09 17:59:34 수정 2024-05-10 21:15:45

9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소프트뱅크 본사 앞으로 직장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소프트뱅크 본사 앞으로 직장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라인 사태가 한국과 일본의 '데이터 안보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최근 메신저앱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에 대해 네이버 지분 축소를 요구하는 등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민간 기업의 지분에도 간섭하,자 양국은 물론 한미일 동맹의 기술 및 안보 협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연이어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 조치가 단순한 보안 강화 요구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AI 시대의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고자 '국민 메신저' 라인야후에서 네이버를 지우고 일본 기업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IT 및 안보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지분 축소가 이루어질 경우, 이들 기업이 보유한 중요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과 통제력이 외국 기업으로 이전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한미일 간의 정보 공유 및 기술 협력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지역 안보 환경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2020년대 이후에는 경제 안보의 시대가 되면서 자국의 데이터들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관리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일본도 이러한 나라 중 한 곳"이라며 "그동안 안보에 있어서 한미일 동맹이 잘 유지되고 있었지만 이번 라인 사태에서는 동맹의 한 축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의 기술적 협력에 대해 일본 정부가 데이터 주권을 앞세우며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국가 간의 정보기술(IT) 협력 사업도 안심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한 IT업체 대표는 "한미일 동맹은 지역 안보와 기술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라인야후 사태는 이러한 동맹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당장 일본 시장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라인 사태의 결과에 따라서 데이터 안보를 주장하면 언제든지 일본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선례가 남을 수 있다"라며 "정부에서 이제 적극적으로 경제 동맹이 유지될 수 있게 힘써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