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공격적 영업 펼치는 시중은행, 지방은행은 '긴장'

입력 2024-05-07 18:30:00 수정 2024-05-07 19:15:04

지방은행 1분기 기업대출금 122조원, 1년 새 5.9% 증가
시중은행 절반 수준… 4대 은행 기업대출금 10.4% 성장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전략 선회, 기업대출 영업 강화"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DGB대구은행 ATM기를 이용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DGB대구은행 ATM기를 이용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자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자산 성장 전략을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전환했다. 지역 우량기업을 놓고 대형은행과 경쟁하게 된 지방은행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은행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금 잔액은 33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33조2천억원)보다 2.19%, 지난해 1분기(32조원)보다는 5.96% 성장했다.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까지 포함한 5대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대출금 잔액은 122조9천억원으로 1년 전(116조원)보다 5.95% 늘어났다.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시중은행 절반 수준이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대출금은 686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22조원) 대비 10.40% 뛰었다. 지난해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을 펴자 시중은행들이 전략을 선회하고 기업대출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지방은행 주력 분야로 여겨진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도 시중은행은 활동 보폭을 넓혔다. 5대 지방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올해 1분기 111조4천억원으로 1년 새 4.30% 높일 때 4대 시중은행은 534조1천억원으로 6.94% 확대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과 인터넷은행도 영업 활동을 다양화하며 기업대출 부문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구시가 유치에 공을 들이는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을 지난해 1분기 226조4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7조2천억원으로 4.76% 키웠다.

지방은행은 '충성고객' 이탈을 방어하면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시중은행 전환을 예고한 대구은행의 긴장감도 높아진 분위기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탈피와 함께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전국구로 확대하면서 '찾아가는 영업' 채널을 강화할 방침이다.

DGB금융지주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대구 외 지역에서 영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비은행 계열사 자산을 재배분해 대구은행 자산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병규 DG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증권사에 할당된 자산을 상당 폭 줄여서 은행 자산 확대에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