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부터 LA까지 최소 32개대 참여"…강경대응에도 시위 지속
뉴욕시립대·컬럼비아대에서만 약 300명 체포…UCLA, 임시 휴업
미국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캠퍼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맞서 친이스라엘 세력의 맞불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반전 시위가 악화되자 대학은 임시휴업에 들어가는 등 대혼란에 빠졌다.
◆뉴욕서만 300명 가까이 체포
1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격화된 미국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에 전날밤 경찰이 진입해 강제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컬럼비아대 해밀턴홀을 비롯해 야영 캠프 주변에서 밤샘 농성을 펼치던 109명을 붙잡았다. 이들의 혐의는 재물손괴와 무단침입 등이 적용됐다.
해밀턴홀은 1968년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본거지 역할을 했던, 컬럼비아대 학생 시위의 상징 같은 건물이다.
미국 언론들은 체포된 사람 중 학생이 몇 명인지, 캠퍼스를 출입할 수 없는 외부인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뉴욕시 당국과 학교 당국자들은 "외부 선동자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시립대에서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173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15분 현재 반전 시위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는 대학 캠퍼스를 최소 32곳으로 집계했다.
◆친이스라엘 시위대·반전 시위대 충돌
4월의 마지막 날 밤 뉴욕을 중심으로 집중된 시위의 스포트라이트는 노동자의 날 새벽 LA로 옮겨갔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이날 0시쯤부터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친팔레스타인계 반전 시위 캠프에 난입해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서로 밀치고, 발길질하고, 상대방에 둔기를 휘두르는 등 약 2시간 동안 폭력 충돌사태까지 빚었다.
현장에서는 쓰레기 더미가 공중으로 날아다니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반전 시위대는 후추 스프레이를 쏘며 대항하기도 했다. 상황이 격화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의 매디슨에 있는 위스콘신대학에서도 경찰이 진입해 교내에서 텐트농성을 벌이던 학생을 수십명 체포했다.
컬럼비아대 교수들은 이날 체포된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캠퍼스 내 경찰력 배치를 비판하기 위해 거리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백악관 "소수 학생이 혼란 일으켜"
미국 백악관은 대학가에서 확산하는 친팔레스타인·반이스라엘 시위에 대해 "소수의 학생이 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인들은 법 안에서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가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7일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기리는 박물관에서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속에 다수 민간인 희생을 낳은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한 비판이 반유대주의로 변질하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시작으로 7개월 가까이 진행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과정에서 가자 지구 내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함에 따라 미국 대학가에서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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