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에서 '영남 자민련' '수포(수도권 포기) 정당'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총선에서 영남과 강원에서 승리했을 뿐 수도권과 충청 등에서 참패한 데 대한 그 나름의 자성이다. '영남 자민련'이라는 말 속에는 영남 정서가 대한민국의 주류 정서가 아님이 총선에서 드러난 만큼, 국민의힘은 영남 정서에서 벗어나 수도권 정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국민의힘의 '영남 편향' 탈피는 과제가 분명하다. 그러나 영남인들이 생각하는 수준의 정책으로는 수도권과 타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힘드니 '수도권 정서'에 맞춰야 한다는 진단은 반(半)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4·10 총선 3대 세력, 즉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중에 어느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이로울까. 민주당의 방탄 국회, 입법 폭주,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私黨化)와 친명계 사천(私薦)이 쇄신이고 올바른 정치를 위한 몸부림이었나. 조국 대표의 복수심에 기인한 창당과 범죄 혐의자들을 수두룩하게 공천한 것이 새 정치인가. 민주당이 1인당 25만원씩 뿌리겠다고 할 때 우리(국민의힘)는 그에 대응할 카드가 없어 수도권 민심을 잡을 수 없었다는 토로가 패배에 대한 적절한 진단인가.
영남과 강원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퇴행적 행태를 거부했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 지역은 그것을 용인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 참패했으니 성찰은 당연하지만 '수도권 감수성'에 맞춰야 한다는 것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퇴행에 동참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민주주의국가에서 선거는 '득표수 싸움'이다. 민주당이 승리하고, 조국혁신당이 선전했으니 그들이 '정답'이라면 할 말 없다. 그러나 과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행태가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길인가. 선거 때마다 돈을 퍼주고,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들과 범죄 혐의자들이 대거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나라인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어째서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지지했나. 이 문제는 국민의힘의 승패를 넘어 대한민국의 승패가 걸린 문제다.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무조건 수도권 감수성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유권자와 정당이 서로 '타락'을 용인하고 부추기는 나라의 미래는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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