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서 한계 노출한 '정치인 한동훈'의 앞길은?

입력 2024-04-24 17:44:57 수정 2024-04-24 21:10:27

정치권 주변 머물 것이란 관측 기정사실로 여겨지지만
검찰 한계 벗고 능숙한 정치인 거듭나기에 3년 충분할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났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여전히 그에게 닿고 있다. 여권의 주요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한 전 위원장이 이대로 정치권을 떠날 것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는 등 발언으로 정치권 복귀의 여지를 남겼다.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갖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는 등 문장을 통해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지난주 전 비대위원들과 만난 만찬 자리에서도 "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내공을 쌓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한 전 위원장의 정치권 복귀는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과 다름없다고 관측한다.

다만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당의 지도부 공백을 낳은 총선 패배의 최대 책임자인데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이 정치권 주변에 머물며 복귀 타이밍을 살피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여권 대권 주자로서 높은 지지율을 보유한 만큼 언제든 당원과 국민들의 요구로 정치권으로 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친윤(친윤석열)의 대표 주자로서 윤석열 대통령 그늘 아래 있었으나 이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 출신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겹치는 데다 총선 참패로 드러난 정치력과 정책 콘텐츠 부족 등을 만회하는 등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면 대권의 꿈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과 긴장 관계를 연출하고, 최근 대통령의 만찬 제안을 거절하는 등 윤·한의 갈라서기 징조가 농후한 상황"이라며 "당내에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있는 만큼 독자세력화의 기반도 갖추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다만 국민이 2번 연속 검사 출신 '초보' 정치인에게 정권을 맡길 것인지는 미지수"라면서 "세상을 범법자·비범법자라는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검찰의 한계에서 벗어나 능숙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에 3년의 시간이 충분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