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세요!" 외쳤으나, 달리는 전동킥보드에 60대 사망

입력 2024-04-21 21:31:28

"피고인 업무상 과실, 피해자도 과실 일부"

3일 대구 시내 왕복 10차로 도로에서 한 시민이 전동 퀵도드를 탄 채 1차로를 따라 주행하고 있다. 전동킥보드는 최고 제한속도가 25km/h 이하이므로 1차선을 타게 되면 통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현행법상에도 찻길 오른쪽 가장자리에서만 주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3일 대구 시내 왕복 10차로 도로에서 한 시민이 전동 퀵도드를 탄 채 1차로를 따라 주행하고 있다. 전동킥보드는 최고 제한속도가 25km/h 이하이므로 1차선을 타게 되면 통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현행법상에도 찻길 오른쪽 가장자리에서만 주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도심 자전거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 마주 오던 60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이재현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A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경기도 한 천변 자전거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주행하던 도중 마주 오던 60대 보행자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나흘 뒤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숨졌다.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A씨는 B씨에게 비키라고 소리를 쳤으나, B씨는 휴대전화를 보고 있어 이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씨에게 속도를 줄이고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펴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다만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에 피해자의 과실 일부가 경합해 발생한 것으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또 피고인이 유족과 합의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상태 울산 북구의원에 따르면 2016년 전국 6만대였던 PM은 2022년 20만대로 증가했다.

PM이 늘어난 만큼 전동킥보드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2017년 117건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2천386건으로 약 20배 늘었다. 또 최근 3년간 55명이 숨지고 5천57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