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술 후 두개골에 톱날 박힌 채 봉합…의사는 "종종 일어나는 일"

입력 2024-04-20 21:50:46 수정 2024-04-20 21:57:55

연이어 전신마취 수술…환자 가족들, 황당한 변명에 분노
병원 "사고 인정, 보상하겠다"

동그라미 부근의 머리뼈에 쇠톱 날이 박혀 자기공명영상(MRI)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MRI는 자기공명을 이용하는데 금속 물질이 있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합뉴스.
동그라미 부근의 머리뼈에 쇠톱 날이 박혀 자기공명영상(MRI)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MRI는 자기공명을 이용하는데 금속 물질이 있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합뉴스.

뇌 수술을 하다 쇠톱 날이 부러져 머리뼈에 박혔으나, 이를 모른 채 봉합했다가 재수술을 하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의사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변명해 환자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60대 여성 A씨는 지난 3일 유명 대학병원에서 4시간에 걸쳐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

이튿날 A씨는 수술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MRI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A씨 머리뼈에 쇠톱 날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MRI는 자기공명을 이용하는데, 머리에 금속 물질이 있어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A씨는 결국 지난 5일, 첫 수술을 받고 몸을 제대로 회복하지도 못한 채 다시 전신마취로 두개골 속 톱날을 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에 A씨의 자녀들은 쇠약해진 모친이 연이은 전신마취와 2번에 걸친 머리 수술을 받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자녀 B씨는 "의사의 실수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해서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 담당 의사는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변명해 황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환자를 대하고 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도 미흡하다. 병원이 돈으로 보상해주겠다고 하지만,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A씨는 수술 경과가 좋아 현재까지 운동과 언어, 인지 능력 등이 정상적으로 잘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현재 의료 과실을 인정하고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먼저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본원은 이번 일에 대해 환자와 그 가족분들께 사고를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