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거부권 행사… 팔레스타인 유엔 정회원국 가입안 부결

입력 2024-04-19 06:59:44

15개국 중 12개국 찬성, 미국 거부권 행사로 부결
2011년에도 유엔 정회원국 가입 신청했으나 무산
미국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해야…"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라바니 대사는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의 작전은 전적으로 이란 고유의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팔레스타인의 유엔정회원국 가입을 두고 표결을 부쳤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안보리는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19일 오전 6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전체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2개국이 찬성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나머지 2개국도 기권했다.

안건이 안보리를 통과하기 위해선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미국의 거부권으로 무산된 바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오랜 우방국이다. 이로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해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 회의에서 "최근 긴장 고조로 인해 완전히 독립되고, 실행할 수 있는 주권을 갖는 팔레스타인 국가와 이스라엘 간 지속된 평화를 찾기 위한 선의의 노력을 지원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하는게 독립 국가 건설을 향한 가장 빠른 길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표결 후 발언에서 "미국은 유엔에서 시기상조의 행동에 나설 경우 그것이 설령 좋은 의도를 가진 것일지라도 팔레스타인 사람을 위한 독립 국가 수립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오랫동안 명확히 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독립 국가로서 준비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개혁을 단행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팔레스타인이 중요한 가입 조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해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