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교섭단체 요건 두고 균열?

입력 2024-04-18 18:19:12 수정 2024-04-18 20:58:18

민주, 교섭단체 요건 완화 공약 이행 불투명…원내 3당 된 조국혁신당과 불편한 기류
혁신당, 군소 정당과 연합 교섭단체 가능성…친명계,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들 참여 견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2일 오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2일 오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원내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면서 굳건해 보였던 야권 연대에 균열이 가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총선 전 교섭단체 요건 완화 공약까지 내걸며 혁신당을 지원했다. 그러나 총선 막판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비례 득표 잠식 문제로 어긋나기 시작했고, 총선 결과 민주당 단독 과반 확보에 성공하면서 요건 완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자력으로 원내 3당이 된 혁신당은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교섭단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진보 진영 군소정당들과 연합 교섭단체 결성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총선 기간 조국 대표가 10석으로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민주당도 이에 요건을 하향하겠다고 호응하면서 사실상 기정사실로 되는 듯했다. 그러나 민주당 단독 과반 확보와 혁신당이 원내 3당이 되면서 이제는 야권 내 경쟁자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될 경우 여야 양당 간에 이뤄지던 주요 안건에 참여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되면서 협의 대상이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자칫 주도권을 뺏길 우려까지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민주당 내에서도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연이어 나오면서 마치 당론처럼 굳어지는 모양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교섭단체 요건 완화 관련 질문에 "현재로서는 어렵다. 교섭단체의 허들을 낮추자는 여야 간 공감대가 있고 합의가 된다면 모르지만, 특정 정치 세력을 위해서 허들을 낮추자는 건 공감대를 못 얻지 않겠나"라며 "순리대로 가면 되는 일을 억지로 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18개 상임위의 교섭단체는 의사일정을 진행하는 간사를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임위의 숫자보다는 많아야 하지 않나"고 우회적으로 현 20석 교섭단체 요건 유지를 시사했다.

아울러 혁신당이 추진하고 있는 진보 진영 군소 정당과의 연합 교섭단체도 민주당과의 관계로 쉽지 않은 분위기다.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범야권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해 당선됐고, 향후 주요 입법 통과를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친이재명(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더불어민주연합 소속 당선인들이) 국회 의정활동에 있어서 소기의 성과를 내면서 시민사회 의견을 반영하려고 하면 결국 다수인 민주당과 함께해야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잘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