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TK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급선무

입력 2024-04-17 18:35:33 수정 2024-04-18 11:04:21

모현철 편집국 부국장
모현철 편집국 부국장

4·10 총선 이후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환율·고금리라는 '신(新) 3고(高)' 난관에 봉착했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덮치면서 금융 시장은 출렁인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면서 3고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

어려운 가계를 괴롭힌 고금리 기조가 조기에 바뀔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졌다. 한국도 4분기쯤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과 유가 상승은 수입 물가에 반영돼 국내 물가를 끌어올린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6월 말까지 추가 연장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은 새로운 대책이 아니어서 물가 추세를 바꿀 만한 대책은 아니다. 공공요금도 변수다. 정부는 하반기에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국제 연료 가격을 고려해 전기·가스 요금 추가 인상을 검토할 방침이다.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번 중동 사태로 지정학적 위기에 취약한 한국 경제 체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2%대 초반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는 계속 부진해 체감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가계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지고 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체감경기가 나빠지면 수요는 더욱 줄어들고 경제는 활력을 잃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를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대파'로 상징되는 고물가가 정권 심판에 불을 지폈다. 국민들은 정부와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힘을 모아 민생경제 회복에 적극 나서라고 회초리를 든 것이다. 여야 모두 제자리로 신속히 돌아가야 할 때다. 과일값처럼 가격이 급등한 품목에 돈을 풀어 할인 지원을 하는 식의 대증요법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대구경북(TK) 시도민들은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25명의 TK 당선인들은 이제 지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차례다.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정부와 함께 민생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대구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21대 국회의 시간은 아직 한 달여 남아 있다. 남은 한 달 동안이라도 존재감이 없다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지역의 현안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처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장시설이 꽉 차 원전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방폐장 건설 특별법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대구의 부동산 시장은 암울하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들의 신음 소리가 가득하다. 당선인들은 대구경북 미래 먹거리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한다. '파이(π)밸리 프로젝트' 성공과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등은 시급한 과제다. 지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뛰어야 한다.

여야에 지난 총선은 민심의 뜨거운 회초리를 경험한 선거로 기억될 것이다. 대구경북 25명을 포함해 22대 국회를 이끌어 갈 국회의원 300명이 얼마나 진정으로 지역 경제와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지를 국민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당선인들에게는 앞으로 4년이라는 시간이 있지만, 지방선거와 대선이 다가오고 있어 경제와 민생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25명의 TK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존재감을 보여 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