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방폐물특별법)이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에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방폐물이 꽉 들어찼다. 1978년 원전 가동 이후 대다수 포화 상태에 임박했다. 시간이 없다.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영구저장시설을 제때 짓지 못하면 원전 가동 중단이란 최악의 사태도 각오해야 한다. 이후 전기 요금 폭등, 발전량 부족에 따른 대량 정전 사태 등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원자력발전의 필연적 부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고준위방폐장이 없어 원전 내 임시저장조에 계속 쌓여만 간다. 대다수 임시저장시설이 포화율 90%를 넘겨 2030년 한빛원전, 2031년 한울원전, 2032년 고리원전, 2037년 월성원전, 2042년 신월성원전 순으로 완전 포화 상태가 될 전망이다. 국내 원전 25기 중 절반 이상이 10년 내 가동 중지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고준위방폐장은 부지 선정부터 건설까지 최장 37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당장 부지 선정에 들어가더라도 2062년 이후에야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원전 상위 10개국 중 고준위방폐장 부지 선정에 착수조차 못 한 나라는 인도와 한국뿐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도 현재 최종 부지 선정을 위한 1단계 조사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고준위방폐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부지 선정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적합성 조사와 사회적 합의 등 부지 선정에 걸리는 기한만 13년을 산정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법이 제정돼야 이를 근거로 부지 선정과 주민 지원 사업 등에 나설 수 있다. 고준위방폐물특별법은 2022년 11월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에 처음 상정된 후 10여 차례 논의를 거쳤지만 '저장 용량' 등을 두고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21대 국회 임기가 5월 29일까지로, 시간이 촉박하다. 더 이상 '폭탄 돌리기' 하듯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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