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출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에 택시 포함 가능성…대구시 용역 개시

입력 2024-04-02 17:43:23 수정 2024-04-02 22:10:31

11월까지 시비 1억원 투입 '대구형 DRT 운영 타당성 용역' 진행
사업대상지 분석 및 도출…기존 운수사업자 참여 가능성도
'기존 경영방식 한계' 택시업계도 대체로 반대 않는 분위기
요금 및 환승체계 조정이 관건, 일부 반발 가능성도 고려해야

수성알파시티에서 운행 중인 DRT 차량.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대구교통공사 제공
수성알파시티에서 운행 중인 DRT 차량.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대구교통공사 제공

내년 상반기 대구에 본격 도입되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 운행 관련 연구용역 개시와 함께 택시업계의 DRT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역할 중첩에 대한 택시 업계의 반발 가능성, 요금 및 환승체계 조정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사업비 1억원을 들여 '대구형 DRT 운영 타당성 용역'을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용역 업체로 선정된 계명대 산학협력단과 ㈜이노이엔씨는 오는 11월 23일까지 8개월 간 대구시와 계약을 맺고 사업 대상 구역을 분석해 나간다.

이번 용역에서는 기존 시내버스 노선과의 상호 보완하는 형식으로 DRT 사업대상지를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시내버스와 택시 등 기존 운수사업자들도 DRT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대형버스는 차체가 길고 큰 탓에 회차가 어려운 특성이 있어 도로, 노면 사정에 따라 택시가 DRT 수단으로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영근 영남교통정책연구원장은 "DRT는 기본적으로 시내버스 노선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과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수요가 꾸준하지 않은 지역에 투입되는 특성이 있다. 택시업계가 기존에 담당해왔던 서비스와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택시 업계도 대체로 DRT 운행 투입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택시업계 불황이 장기화 속에 전통적인 방식의 택시 운송업으로는 경영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기존에 갖고 있는 차량을 DRT 운행에 투입하면 택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시책과도 호응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연말 택시업계는 DRT 운행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해달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타 시도의 경우 경남 창원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5월까지 시범 운행 중인 DRT '누비다 버스'에 택시, 시내버스 등 기존 운수사업자에게 참여 기회를 열어 놓고 있다. 기존 운송사업자가 DRT에 참여하게 되면 차량 고장 시 예비차량 투입, 차량 정비 등이 용이하다는 후문이다.

다만 요금·환승체계 조정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기존 대중교통 요금을 따르는 DRT와 달리, 택시는 운임 비용 차이에 대한 보전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DRT가 기존 택시의 역할과 일부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며 택시업계와의 상생 방안에 대한 협의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택시와 성격이 흡사한 DRT를 기존 택시 운행지역에 더 낮은 가격으로 투입한다면 택시 업계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DRT 대상지 선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하고, 기존 운수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큰 줄기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키워드=DRT(수요응답형교통) : 노선을 미리 정하지 않고, 고객 수요에 따라 운행구간, 정류장 등을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여객 운송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