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도전자 없이 예상된 승리…제재·반란에도 권력 장악 강화"
"더 호전적 강압적 통치 전망, 우크라전 격화 우려…반대세력 탄압 강화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압승해 5선 고지에 오르면서 30년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도 넘어서며 역대 최고 득표율과 투표율을 명분 삼아 안팎으로 더욱 강력한 철권통치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개표율 98% 기준, 지난 15∼17일 진행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이 87.34%의 득표율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에서 80%대 득표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존 최고 득표율 76.7%을 10% 포인트 이상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새 영토'로 부르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도네츠크 95.23%, 루한스크 94.12%, 자포리자 92.83%, 헤르손 88.12% 등 90% 안팎의 지지를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푸틴 대통령은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도 넘어선다.
압도적 지지를 재확인한 푸틴 대통령은 2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푸틴 5.0' 시대에는 추가 징집 등 특별군사작전 정책이 강화되고 서방과의 대립도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위주의적인 통치 스타일로 독재자를 뜻하는 '스트롱맨' 평가가 따라다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도 상당한 저항을 받았다.
선거 첫날인 15일에는 곳곳에서 투표함에 녹색 액체를 쏟거나 투표소 방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접경지 침투 시도도 이어졌다.
마지막 날인 이날 정오에는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주도한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가 열렸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선에서 5선 고지를 확정한 직후 서방을 향해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충돌은 세계 3차대전에 근접한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군사 동맹의 직접적인 충돌과 관련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한달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는 세상을 떠났다. 이것은 항상 슬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종신집권에 나서는 차르의 '대관식' 성격을 가질 푸틴 대통령의 생애 다섯번째 취임식은 5월 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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