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K 현역 생존율 60% 넘을 듯…역대 최고 생존율
◆민주당 또는 무소속 후보 경쟁력도 역대 최약체
◆경산 무소속 최경환 전 부총리 대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 관심
4·10 총선에서 대구경북(TK)이 역대 가장 밋밋하게 진행되고 있다. TK가 국민의힘을 비롯해 역대 보수당의 텃밭인 탓에 공천이 가장 관심이었다.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거 컷오프되고 새로운 인물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불거지곤 했다.
또 민주당 계열에서 강력한 후보나 지역 기반이 탄탄한 무소속 후보 등이 나오면 본선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보수당 공천=당선' 공식 아래 일부 지역에서 흥미로운 국지전이 벌어지는 게 TK 선거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존하면서 공천 파열음이 최소화됐고, 야권에서도 뚜렷한 인물이 부각되지 않으면서 그야말로 심심한 선거로 진행되고 있다.
◆역대 최대 현역 의원 생존율
14일 현재 대구 10곳 중 2곳(동구군위갑, 북구갑), 경북 13곳 중 1곳(구미을)을 제외하고 공천이 확정됐다. 대구 2곳은 국민공천제로 정하고, 경북 구미을은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국민의힘은 TK 25개 선거구 중 단수공천 7곳, 경선 16곳, 국민공천제 2곳 등으로 후보를 정했다. 경선 선거구 16곳 중 11곳에서 현역 의원이 승리했다. 현역이 단수 추천을 받은 4곳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TK 현역 25명 중 17명이 살아남았다. 생존율이 역대 최고인 68%에 이른다.
아직 발표가 나지 않은 3곳의 결과에 따라 생존율이 더 오를 수 있다. 21대 생존율은 48%였고, 20대는 41.7%였다.
김희국·윤두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용판·임병헌·김병욱 의원이 경선에서 패했다. 홍석준 의원은 컷오프됐다.
이번 TK 공천에서 눈에 띄는 게 중진 의원 중에 탈락자가 없었다. 대구의 경우 주호영(5선), 윤재옥·김상훈(3선) 의원 등이 모두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됐다. 대구 정치권은 원내대표인 윤재옥 의원은 무난하게 공천을 받겠지만, 주호영 의원과 김상훈 의원이 공천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었다.
하지만 경선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깔끔하게 후보로 확정됐다. 중진급인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재기에 성공한 것도 관심 가는 대목이다.
경북은 3선 의원이 아예 없고, 재선이 6명이었다. 이중 김정재(포항 북구)·김석기(경주)·송언석(김천)·이만희(영천청도) 의원 등 5명이 살아남았다. 국회 상임위원장이 가능한 3선이 5명이 되면서 중진 인력풀이 풍부해졌다.
통상 50%를 넘지 않았던 현역 의원 생존율이 60%를 넘으면서 갈등과 파열음이 최소화됐다. 반면 혁신과 쇄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새로운 인물을 통해 TK 정치권의 변화를 기대했던 유권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야권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대구 수성을 출마를 두고 저울질을 하다가 경기도 화성을로 방향을 틀었다.
지역 기반을 갖춘 무소속 후보도 별로 없다. 그나마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이 관심이다. 하지만 최 전 부총리의 출마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교감이 아닌 개인 명예 회복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언론의 관심에서는 벗어나 있다.
◆국지전으로 전국 관심 끌기도
TK 선거가 노잼 선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천 상황에 따라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4년 전 2020년 총선에서 대구는 전국의 관심 지역이었다. 수성갑에서 김부겸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큰 싸움을 벌이며 관심을 모았다.
2016년 총선 때 대구에서 당선된 김 전 의원은 대망론을 내세우며 수성갑 재선을 노렸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수성을에 있던 주 의원을 수성갑으로 이동시켜 김 전 의원과 맞붙게 했다. 김 전 의원에게 대구 재선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김 전 의원도 대구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당내 강력한 대권 후보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결론은 주 의원 승리로 끝이 났다.
옆 동네인 수성을 선거도 관심 지역이었다. 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홍 시장은 당선됐고, 입당 후 대구시장까지 접수했다.
2016년 총선도 대구는 관심을 받았다. 보수당 내에 진박감별사가 등장했고, 유승민 전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유 전 의원은 무난하게 당선됐고, 주호영 의원도 무소속으로 배지를 달았다.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에서 두 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2008년 총선은 친박연대 및 친박 무소속이 대구와 경북에서 대거 당선됐다. 한나라당에서 친이 대 친박 간 갈등 속에 공천을 주도한 친이 핵심들이 친박계 의원들을 대거 공천 배제했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했고, TK 정치권은 크게 분열됐고, 전국적인 관심 대상이었다.
TK가 보수당의 오랜 텃밭인 탓에 여야의 관점에서 보면 관심 있는 지역이 아니다. 하지만 보수당 내부 갈등으로 이른바 '공천 학살'이 벌어지면 TK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2008년, 2016년 선거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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