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TK) 몫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총선에서 정종숙 민주당 전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은 당초 민주당 비례대표 9번을 받았다. 그러나 비례대표연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각 직역 대표와 다른 비례연합 정당 후보를 앞세운다는 합의에 따라 19번으로 밀렸다. 결국 정 전 위원장은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국민의힘 텃밭인 TK에서 민주당 후보가 지역구 의원이 되는 것은 어렵다. TK 지역구에서 금배지를 단 인물은 김부겸 전 총리와 홍의락 전 의원(무소속 당선 후 민주당 입당) 정도다. 이 같은 TK의 정치 지형을 감안하면, 지역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배출 여부는 큰 관심사다. 정치적 다양성 확보는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다. 국민의힘 힘만으로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민주당에 '아군'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추진 과정에서 이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홍의락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 '협치'를 시도한 것도 TK의 정치적 고립 때문이다.
지난 3일 민주당, 진보당, 새진보연합이 모인 22대 총선용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창당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공동의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30번까지 작성하되, 진보당·새진보연합은 각각 3명씩,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연합정치시민회의는 4명의 후보를 낸다. 민주당 몫은 20명이다. 그러나 범야권 군소 정당 후보 10명을 당선권에 배정하는 바람에 '험지'에서 고군분투한 TK 민주당 인사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민주당은 TK를 '전략 지역'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TK 지역 후보 신청자 가운데 권리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자 2명(남성 1명·여성 1명)을 뽑는다. TK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꼭 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TK 후보자를 앞 순위에 배치하는 중앙당의 결단이 필요하다. 험지에서 출마한 경험이 있는 인물에게 원내 진출 기회를 줘야 한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진(東進)정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국정당화' 정신을 잇는 것이다. 밭만 탓하지 말고, 거름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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