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고 병원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는 응급환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가 없으면 환자도 없다'거나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선민·특권의식'으로 단단하게 무장한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 목소리만 흘러나오고 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 나가는 환자와 가족들의 호소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의사들의 특권의식을 키워 준 것은 정부와 국민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료계에 대해 정부는 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구속 수사' 방침을 내세우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26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9천여 명에 이른다. 정부가 과거 의약분업 사태와 공공의대 사태 때 벌어진 의사들의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처벌하지 않고 솜방망이 대처를 한 자업자득이다. 법대로 의사 면허를 박탈하고 구속 수사했다면 감히 국민과 정부를 조롱하면서 의료 현장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무조건 수도권 '빅5 병원'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들의 의료 쇼핑 행태도 한몫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제1야당 대표마저 부산에서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에 가는 것을 백주 대낮에 목격한 바 있다.
파업을 하더라도 대체 불가능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일까? 의사협회 관계자는 "의료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며 의료대란을 부추기면서 "지방에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며 지방을 비하한다. 경기도의사회장은 한술 더 떠 "국민은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 지방에 보내면 그 의사에게 진료받고 싶겠나?"라고도 말했다.
국민들은 의사와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이유를 안다. 고액 연봉이 보장된 현재 상황이 의사 수가 늘어나면서 깨질까 봐 분노한다는 것을 말이다. 환자를 볼모로 밥그릇 '투정'을 하는 의사들에 국민들은 분노한다. 의사들은 이미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고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지 않았다. 국민은 가족처럼 환자를 지키는 의사를 원한다. 국민을 이기는 의사는 어디에도 없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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