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치권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은 크게 정당 운영에 필요한 경상보조금과 선거가 있는 해에 주는 선거보조금으로 나뉜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지난해 1천420억원이 투입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600억원 이상 받았고, 정의당도 100억원을 수령했다. 보조금은 우리나라만 있는 제도가 아니다. 현재 OECD 37개 회원국 중 36개국이 정당 국고보조금제를 운용 중이다.
우리의 국고보조금 총규모는 유권자 수에 비례해 책정된다. 정당 운영에 지원되는 경상보조금만 따져 보면 1989년 유권자 1인당 400원이 지원됐는데 1994년에는 800원으로 두 배 늘었다. 관련 법은 2008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계상하기로 변경됐고, 이에 따르면 현재 적용되는 유권자 1명당 보조금 기준은 1천85원이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총경상보조금은 3천380억원(2021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유권자 1인당 지원 금액도 250엔에 달한다.
늘어난 보조금 탓에 정당들은 국고 지원에 매달리는 분위기다. 정당의 수입은 당비, 기탁금 등으로 다양하지만,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정당들이 정치 활동만을 통해 얻은 수입 비중은 연평균 23.6%로, 국고보조금 비중(29.4%)에 못 미쳤다.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일의 경우 기부금 1유로당 0.45유로를 지원한다. 매칭펀드 형태를 채택하면서 자체 수익 증가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거액의 돈에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국고보조금은 혈세라는 점에서 더욱 민감하다. 그런 면에서 지원금을 늘려 받기 위해 '꼼수'를 쓴 개혁신당이 지탄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가 이어지자, 보조금 제도 유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통제받지 않는 거액의 국고보조금 지급은 정당에 대한 불신을 높일 뿐 아니라 정당 스스로의 자생력마저 잃게 한다"고 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당비와 후원회비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국고보조금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보조금 폐지 주장은 정치권의 이익에 반하고 있어 큰 반향을 얻지도 못했고, 폐지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국민들 입장에선, 부디 정치라도 잘해 주길, 제발 돈값 좀 해 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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