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저서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이 글(문학작품)을 쓰자면 경제적 독립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썼다. 우리는 흔히 이 문장을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벌이 대신 글 쓰는 데 시간을 쓸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방해 받지 않고 글 쓸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로 이해한다. 그 말도 맞지만 '자기만의 방'은 '경제적 독립과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생생하고 치열한 경험이 좋은 작품의 근간이 된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경험과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쓴 글은 대중이 감동할 만한 글이 아닌, 넋두리 수준의 일기에 그친다는 말이다. 여성을 '가정'에 가두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한 비판이었다.
문학 작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역사 작가(정치인)가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될 만한 역사를 쓰자면(정치를 펴자면), 치열한 삶과 지식(실력)이 있어야 한다.
한국 운동권 정치인들의 인식은 군부 독재와 싸우던 시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과제를 투쟁으로만 이해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임에도 걸핏하면 거리로 뛰쳐나가고, '검찰독재 타도' 운운하는 것도 그들의 인식 세계가 '87체제' 언저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비전도 실력도 없기에 운동권 정치인들은 분노와 갈등을 조장해 정치 생명을 연장한다. 한 예로 소득 양극화 해소는 경제 활성화와 노동시장 유연화에 답이 있음에도 이들은 '규제와 나누기'로 해소할 수 있다고 선동한다. 그 결과가 문재인 정부 때 소득격차 심화다. '반일'과 '음모론'도 이들의 단골 메뉴다. 매사를 보편적 시각이 아닌 국수주의와 민족주의 또는 음모론 시각으로 재단, 국민들의 이성적·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초·중학생이 쓰는 '소설 작품'은 왕따와 엄마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간과 함께 자라고, 어른이 된 후 그들의 시선은 '엄마를 향한 불만'에서 벗어나 세상을 본다. 불행하게도 386으로 출발한 한국 운동권 정치는 486, 586, 686이 되도록 '엄마를 향한 불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0년 칭얼거린 것도 모자라 더 칭얼거리겠다며 국회로 보내 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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