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공개활동 중단…보고·결제·비공개 회의는 계속
업무수행 불가시 서열 1위 윌리엄 왕세자가 대행
바이든·마크롱·트뤼도 등 쾌유 기원
찰스 3세(75) 영국 국왕이 즉위 1년 5개월 만에 암 진단을 받았다. 고령에 암 투병을 하게 된 만큼 영국 왕실은 초비상이다. 향후 왕위 계승 서열 1위 윌리엄(41) 왕세자 등 왕실 직계가족의 역할과 왕실 업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 당분간 공개업무 중단
영국 왕실은 5일(현지시간) 찰스 3세가 지난주 전립선 비대증 치료 중 암을 발견해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립선암은 아니라고 했으나 암의 종류나 단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샌드링엄 영지에서 런던으로 이동한 찰스 3세는 거처인 클래런스하우스에서 머물면서 통원 치료를 하게 된다. 다만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 어떤 방식의 항암 치료를 받게 될지, 어느 병원에서 치료받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킹엄궁은 "안타깝게도 국왕의 향후 공개 일정은 변동 또는 연기돼야 할 것"이라며 "국왕이 가능한 한 빨리 전면적인 공개 업무에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찰스 3세가 공개 행사에서는 물러나 있더라도 국가원수로서 서류작업과 비공개회의는 이어갈 것이라고 버킹엄궁은 설명했다.
◆섭정은 윌리엄 왕세자가 맡아
영국 관련법에 따라 국왕이 질병이나 외국행으로 일시적으로 국가원수로서 공식 책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그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2명 이상의 국가고문(Counsellors of State)이 지정된다.
국가고문이 될 수 있는 왕족은 국왕의 배우자, 그리고 21세 이상 성인 중 왕위 계승 서열이 높은 순서대로 4명이다. 커밀라 왕비와 국왕의 두 아들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39) 왕자,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63) 왕자, 앤드루의 장녀인 베아트리스(35) 공주 등이다.
국왕이 헌법상 의무를 전혀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국왕의 권한은 섭정에게로 이양되는데 섭정은 윌리엄 왕세자가 맡게 된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은 국왕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가 1순위,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자빈의 아들 조지(10) 왕세손이 2순위다. 이어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둘째, 셋째 자녀인 샬럿 공주(8)와 루이 왕자(5)가 그 뒤를 잇는다.
◆70년 기다려 즉위, 왕위 안착
2022년 9월 8일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즉위한 찰스 3세는 올해 75세다. 그가 세 살이던 1952년에 어머니가 즉위했던 만큼 70년을 후계 서열 1위로 지내다가 왕위에 올랐다.
젊은 왕세자 시절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과의 불화 및 불륜 등으로 구설에 수시로 오르내렸으나 노년에 커밀라 왕비와 함께 즉위한 후로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왕위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군주제에 대한 해묵은 우려도 다시 제기된다. 왕실 역사학자 에드 오원스는 "국왕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하면 헌법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나머지 왕족들이 이미 과도하게 지고 있는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영국 헌법의 아주 인간적이면서도 취약할 수 있는 속성이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정상들도 쾌유 기원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폐하의 완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곧 전력의 상태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신임 수반이 된 미셸 오닐 수반도 엑스(X·옛 트위터)에 "찰스 국왕의 질환 소식에 매우 안타깝고 완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전 세계 정상들도 쾌유를 기원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암 진단과 치료, 생존 과정에는 희망과 절대적 용기가 필요하다"며 "질과 나는 국왕의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하는 영국인들과 함께한다"고 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영국 국민과 마음을 나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 국민, 전 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암 치료를 받는 찰스 3세 국왕을 생각하고 있다"며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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